동국대를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는 동국인이 되길

 

편집자주
오는 28일로 제 16대 오영교 총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동대신문은 지난 15일(화) 오영교 총장을 만나 지난 4년간 108프로젝트, 고객중심 경영, 캠퍼스 마스터플랜 등 우리대학이 추진하고 이뤄온 정책과 목표에 대한 오영교 총장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외부 인사로는 최초로 우리대학 총장을 역임한 소감은.

우선 대학이라는 곳은 나에게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것을 한다는 기대감을 줬다. 나는 그동안 공무원, 장관, 공기업 사장 등 여러 분야에서 있었다. 처음 총장으로 취임했을 때 그런 곳에서 쌓았던 경영 능력을 대학에 와서 펼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어린 시선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경영이 대학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은 경영의 관점에서 봤을 때 낙후되어 있는 곳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효율적으로 성과를 내는 시스템 그것이 경영이고 효율이다. 그런 면에서 동국대학교를 대학경영의 새로운 모델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왔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했다.

내가 외부인사 출신으로 대학에 왔을 때는 기존에 구축된 것을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개혁하고 혁신해주길 바라는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다. 변화를 한다는 것, 혁신을 한다는 것은 기존 구성원의 저항이 따르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다. 다만 어떻게 완화시키고 설득하느냐가 과제였다. 왜 이런 정책을 펼치고, 왜 이런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구성원과 이야기고 설득할 기회를 만들기 힘들었다는 점이 아쉽다. 

‘108 프로젝트’의 목표는 무엇이었고 성과를 꼽는다면.

108 프로젝트를 통해서 동국대학교만이 구축할 수 있는 대학 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추진했다.

첫 번째 성과로는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는 완벽하게 구축해 놓았다는 점이다. 다른 어떤 학교에 비해 구성원들이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전자 결재방식이나 결재 받을 사람과 결재할 사람이 한꺼번에 모여서 토론을 하고 결정하는 방식이 있다. 때문에 의사결정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고객 · 성과 · 효율 중심의 경영이라는 차원에서 동국대학교는 최고의 모델이다.

두 번째 성과로 이를 위해 학생, 교수, 직원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다. 기존 건물 리모델링은 거의 완성됐고, 나머지 공사들도 곧 완성된다.

가장 힘들게 추진했던 정책이 있다면.

학과평과와 성과 관리 제도가 가장 힘들었다. 그러한 제도들은 동국대가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가장 바람직한 기구다.

성과관리는 조직 단위, 개인별 목표와 할 일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때문에 열심히 일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구분이 가능하고 그에 따른 보상과 인사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모두가 열심히 일 할 수밖에 없는 제도다. 하지만 교수와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학내 곳곳에 붙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반발에도 변화가 고객중심으로 바뀌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소비자가 사고자 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이 가장 중요한 고객이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사회에서 일하고 싶은 곳에서 마음껏 일하는 것이다. 때문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학문분야를 공부하게 해줘야한다. 이것이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이다. 사회수요에 맞는 인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수요에 맞는 학과를 편성해주는 것이다. 학교 내에서는 학생이 고객이고, 학교 밖에서는 학생이 인재다. 그러한 내부고객인 학생이 진짜 원하는 것을 가르쳐주느냐를 보기위한 것이 강의 평가다.

‘108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준 경영방식에 대해 일부에서 ‘대학을 시장논리로 경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장 논리라는 것을 나쁘게만 해석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우리가 물건을 만들 때 시장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기업은 망하게 된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교육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을 가르쳐야하고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만들어 줘야 한다.

다만 시장수요는 지금 당장의 사회 수요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5, 10년 뒤의 사회구조 변화에 맞춘 사회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 미래사회 수요에 맞는 학과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를 대학에서 제시해줘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시장 논리는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기초학문, 인문학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정책적으로 선택을 해야한다. 사립대학교가 모든 기초학문을 다 개설해 놓고 가르칠 여력은 없다. 동국대학교의 발전방향에 맞는 기초학문분야를 선택해서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식으로 집중해야 한다. 사회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학과 이름을 변경하거나 교과과정을 개편하는 식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캠퍼스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현재 우리대학 캠퍼스에서는 지하주차장, 산학협력관 등 많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원만한 공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공간이 충분해야 학생들이 자유롭게 연구하고 활동하고 공부할 수 있고, 교수들도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동국대는 다른 학교에 비해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 이런 공간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건물이 건설돼야 한다. 그런 과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돈을 버는 방법, 돈을 덜 들이고 일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마련해야한다.

후반기에 가장 주력했던 점 중에 하나가 기금 조성과 연구자금 수주였다. 연구자금을 수주 받아야 연구시설과 연구자금이 해결돼 다른 재원을 건설에만 집중할 수 있다. 기금 모금은 대외협력단을 통해 노력해왔다. 이 능력을 더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두 번째로 학교 스스로가 돈을 버는 방법을 확대시켜야 한다. 학교 기업, 기술을 이전해서 새로운 돈을 모으는 방법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공사현황과 관련 일부에서 우리대학 재정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외형적인 면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건물이 부족해도 짓지 않고 방치할 수는 없다. 연구자금을 수주받아와도 공간이 있어야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대학 박정극 교수는 연구공간이 없어서 가옥에 들어가 연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실뿐 아니라 실험실도 있어야 하는데 실험실도 부족하다. 우리대학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컨벤션 홀, 활동할 수 있는 체육관도 제대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간 확충은 시급하다.

임기를 마친 후 향후 계획은

아무런 계획 없이 나만을 위해서 살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1972년부터 40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나만을 위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 글도 쓰고, 친구도 만나고, 나무도 심고,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면서……

 무계획적인 삶이 나의 계획이다. 나중에 내가 나의 삶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학내구성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국대학교에 한번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동국대’라는 마크를 뗄 수가 없다. 때문에 그런 동국대가 잘 돼야 나에게 도움이 되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다. 나의 욕심을 채우기보다는 동국대학교 발전을 위해 기여하자. 학과평가를 할 때 나의 학과가 폐지된다고 시위하는 것이 아니라 동국대학교의 발전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에 기여되는 행동을 해줘라. ‘학교의 발전을 위한 일이 곧 내가 발전하는 길이다’라는 점을 인지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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