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감동(感動) 전하고 싶어요”

“벌써 졸업이라니 실감이 나질 않네요, 지난 4년의 학창시절이 스펙트럼처럼 지나가네요” 수줍게 웃으며 졸업소감을 밝힌 김주희양의 졸업은 남들보다 조금 특별하다.

예술대 단과대 수석 졸업. 이뿐만 아니다. 그녀가 4년간 갈고닦은 학문의 결과는 졸업작품전시장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우리대학 정각원장으로 계시는 법타스님이 졸업전시장에서 그녀의 작품을 보고 구매해 이번년도 졸업생 중에서는 유일하게 작품이 팔리기도 했다.

“막상 작품이 팔렸다는 소식을 접하니 내가 인정받았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졸업 작품을 준비하며 받았던 스트레스가 싹 사라졌어요”라며 그녀는 웃어보였다. 그녀가 그린 그림은 수월관음도다. “수월관음도 자체가 소원을 빌기 위해 그려진 그림인데 오히려 제 소원을 이뤄준 것 같아 고마워요”라며 웃어 보이는 그녀의 따뜻한 진심이 판매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사실 그녀의 첫 대학은 우리대학이 아니다. 처음에는 다른 대학교의 서양화과를 다녔지만 도무지 적응이 힘들었다는 그녀. 그러다 우연히 오대산에서 한 달 동안 지내면서 불화의 세계에 매력을 느껴 다시 입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처럼 힘들게 입학한 만큼 그녀는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수업에 임했다. 그녀에게 수석 졸업의 비결을 묻자 “단지 즐겼을 뿐이에요. 시험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수업이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라고 겸손을 내비쳤다. 또한 그녀는 학창시절 공부뿐만 아니라 국토횡단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기도 했다. “저는 종단뿐만 아니라 횡단 국토대장정에도 참여했어요. 극한의 상황에서 얻은 교훈이 제 삶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라는 그녀는 건강미까지 갖춘 팔방미인이다.

그런 그녀의 꿈은 무엇일까. 그녀는 조심스레 “교육자의 길”이라고 밝혔다. “교직 수업을 하며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칠 기회가 생겼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제 천직이라고 느꼈어요”라며 “더군다나 제가 좋아하는 그림이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고 한다.

불교미술은 ‘남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필수다. 캔버스 위로 온갖 기교가 난무한들 남에게 감동을 주지 않으면 종교화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4년간 연마한 ‘감동의 기술’을 가지고 이제 사회로 나아가는 그녀. 그녀의 졸업작품이 가져다준 기운처럼 학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파할 훌륭한 ‘감동 전도사’가 될 그녀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