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삼 총장은 지난 총장취임사에서 생태학적 사유가 전 지구적인 관심사가 되어 있는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교문화는 중요한 자산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 대학을 불교생태학의 본산지로 육성해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라는 우리 대학의 특성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표방했었다. 또한 이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그동안 불교문화연구원 주최로 ‘불교생태학의 오늘과 내일’, ‘희망의 생태학, 길도 숲도 필요하다’ 등 학술세미나도 활발히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활발한 학술적 연구와 논의에 비해 지금 우리 대학 구성원의 모습은 얼마나 바뀌었는가?
아직도 축제기간이면 캠퍼스에 먹고 버려 분리수거 안 된 쓰레기와 일회용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금연건물 내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주차난 해소와 청정 교육환경을 위해 추진한 주차장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캠퍼스는 넘쳐나는 자동차로 항상 복잡하다.
‘녹색캠퍼스를 꿈꾸며’ 라는 책은 불교생태학이 우리가 생활하는 대학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이론서가 아닌 실습서 같은 책이다. 여기에서 녹색캠퍼스(green campus)는 단순히 나무나 꽃을 심어 캠퍼스를 푸르게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 교수, 직원 등 모든 구성원들이 환경 친화적인 의식을 갖고 학교와 사회생활에 임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에는 북한산을 뒤로 한 국민대학교 구성원들이 한 해 동안 캠퍼스에서 실천해왔던 녹색캠퍼스의 꿈에 대한 기획과 실천의 작업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들은 ‘차 없는 캠퍼스’, ‘숲과 함께하는 캠퍼스’,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캠퍼스’, ‘녹색전사단과 함께하는 캠퍼스’ 등의 부문 운동을 수행했다.
지난 시대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당위로 받아들였지만 21세기엔 이 자비의 생태윤리가 시대적 가치로 받아들여져지고 있다.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철거되고 청계천이 복원되며, 서울 시청 앞에 푸른 잔디가 깔렸다. 대학에선 저녁 불량 청소년들의 우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캠퍼스를 에워싼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나무나 꽃을 심어 지역주민들을 위한 소공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 많은 대학들이 이젠 보행 공간 및 녹지 확보를 위해 ‘차 없는 캠퍼스’를 추진하며 지하캠퍼스나 지하주차장을 건설하거나 계획 중이다.
이 책에서 국민대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보여 준 구체적인 실천사례들은 더욱이 환경적으로 비슷하게 남산과 더불어 생활하는 우리 대학에게 제시하고 시사하는 바가 많으며 더불어 대학생활을 막 시작하는 신입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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