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스갯소리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서구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스트리킹’이란 말이다. ‘스트리킹’이 나체질주라는 뜻임은 누구나 다 아는 바다. 서구의 모든 것이 대형인 자(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들이 이 짓을 한다는 것을 상상해 낸다면 그 망측스러움에 哄笑(홍소)를 금하지 못할 일이다. 하물며 연세 놓고 점잖으신 분들에게 웃을 일이기는커녕 웃는 것 自體(자체)도 윤리와 도덕이 이를 추호도 용납지 않을 일이다. 까닭에 이분들은 “어떤 녀석이 먼저 떳떳한 스트리킹을 할까”하는 호기심에 차있는 우리와는 달리 제발 이러한 미친 녀석이 나오지 말았으면 만약 나온다더라도 엄한 법으로 다스리기를 바란다.
西洋(서양)에서는 우리네들이 이해 못할 ‘스트리킹’을 하는데 있어서도, 奇想天外(기상천외)의 ‘主意事項(주의사항)’이라던가 하는 것도 발표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스트리킹에 대한 學說(학설)(?)이다.
누가 제일 먼저 ‘스트리킹’을 했느냐?‘는 것이다. 答(답)은 아르키메데스라는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首肯(수긍)이 갈 것이다. 그러나 ‘아르키메데스’의 ‘스트리킹’이란 學問(학문)의 새로운 事實(사실)의 發見(발견)에 대한 驚異感(경이감)에, 不知不識間(부지불식간)에 일어난 것이니 만큼 問題(문제)삼을 必要(필요)가 없을 듯하다. 구태여 答(답)을 얻으려 한다면 聖經(성경)을 볼 것이고, 그것을 봄으로써 世界最初(세계최초)의 ‘스트리킹’ 혹은 ‘스내일링’은 아담과 이브가 試圖(시도)했다는 設(설)로 되고 만다. 그러므로 西洋(서양) 某新聞(모신문)의 答(답)은 틀리는 게 되고 만다.
그러면 우리들이 걱정으로 여기는 韓國的(한국적) 스트리킹이란, 과연 얼마 전 K대 앞에서 벌어진 某(모) 청년의 餘興(여흥)의 투성이가 된 것이 최초일까? 아니다. 왜냐? 土着化(토화)된 ‘스트리킹’내지 현대판 스트리킹(즉, 萬人(만인)이 注視(주시)하는 곳에서 하는 것)은 文獻(문헌)上(상) 명백히 나타나 있는 것이다.

‘…空超(공초)가 주저주저하는 나머지 3人(인)에게 示範次(시범차)로 옷을 찢어버리었다. 남은 사람들은 天質(천질)이 그다지 卑怯(비겁)하지는 아니하여 이에 呼應(호응)하였다.
大醉(대취)한 4裸漢(나한)들, 狂歌亂舞(광가난무)하였다… 우리는 어느덧 언덕 아래 소나무 그루에 소 몇 匹(필)이 매여 있음을 發見(발견)하였다.
이번에는 누구의 발언이거나 제의이었던지 이제 와서 기억이 미상하나 우리의 소를 잡아타자는데 일치하였다.
옛날 寗戚(영척)이가 소를 탔다고 하지만 그까짓 寗戚(영척)이란 놈이 다 무엇이냐? 그따위 것도 소를 탔는데 우린들 못 탈배 어디 있느냐는 것이 論理(논리)이자 동시에 자세이었다. 여하간 우리는 一絲不亂(일사불란)한 상태로 그 소를 잡아타고 유유히 비탈길을 내리고, 똘물을 건너고 공자 모신 성균관을 지나서 큰거리까지 진출하였다가 큰 봉변 끝에 壯圖(장도)(市中(시중)까지 가려던)는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樹州(수주)의 “酩酊(명정) 四十年(사십년)抄(초)” 中(중) 白晝(백주)에 소를 몰고)에서

위에 인용구에서 偉大(위대)한 우리의 文士(문사)들이 소를 타고 스트리킹(스내일링이라고 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을 했다는 것은 필자가 생각하건데 타고 간 대상이 다를 뿐 서양동화의 벌거숭이 임금님과 같을뿐더러, 사실상은 세계 최초로 소를 타고 스트리킹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위의 우리의 위대한 문사들의 라이드 스트리킹은 그야말로 심오한 철학에 의한 것인즉 옷은 자연과 인간 사이를 離間(이간)시키는 것이니 이런 거추장스런 것을 없애자는 의욕적인 과감한 행위였던 탓에 多分(다분)히 藝術的(예술적)인 면이 엿보이며 또 자연 친화의 방해물을 제거하려는 革命(혁명)이니 요즘 서구에서 하는 스트리킹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최초의 토착화된 한국적 스트리킹인 것이다.
이상의 글을 맺으며 우려가 되는 것은 혹 이분들의 業績(업적)을 찬한 나머지, 誇大妄想症(과대망상증)에 이끌려 自轉車(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이른바 ‘바이시클ㆍ스트리킹’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우이며, 혹 위의 네 분들에게 크나큰 愚(우)를 범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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