歷史(역사)․思想的(사상적) 배경 體系的(체계적) 整理(정리)

  절(寺刹(사찰))을 찾는 목적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선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순전히 불교의 정신을 직접 체험해보자는 것과 둘째, 우리나라의 문화를 보고, 배우고, 느껴보자는 것. 셋째로, 순전히 명산대찰을 관광하는 것 등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건 그 중 하나만이 절을 찾는 유일한 목적은 아닐 것이며 이 모두가 연관되어 절을 찾아가는 것이다.
  절을 찾는 인구는 해마다 증가일로에 있는 형편이며 그래서 절은 우리 국민의 정신의 고향이 되었고 문화의 학습장이 되었는가 하면 즐거운 관광지가 되었다. 하여튼 반갑고 흐뭇한 일이다. 그러나 관광이라는 유행의 물결은 절을 순전히 ‘놀이터’로 전락시켜가고 있는 한심한 풍조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그 이유야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가장 커다란 이유의 하나는 절이 무엇 하는 곳이고 무엇이 있는 곳인지, 말하자면 절의 정체랄까 그 眞面目(진면목)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사실 모든 국민에게 우리나라 절을 쉽고도 확실하게 알려주는 안내서 하나 없었다는 것은 한국불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수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통감한 韓國佛敎硏究員(한국불교연구원)(院長(원장)․李箕永(이기영))은 우리나라 중요사찰 30여개를 선정하여 그 절의 역사와 정신과 그 문화를 안내하는 대기획을 한 것은 무척 뜻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간 ‘佛國寺(불국사)’①, ‘石窟庵(석굴암)’②에 이어, 최근 ‘新羅(신라)의 廢寺(폐사)’③이 나왔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新羅文化(신라문화)의 전성기에 창건된 가장 유명한 절이다.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 그리고 여기에 남아있는 온갖 遺構(유구), 석굴암의 釋迦如來坐像(석가여래좌상)과 十一面觀音菩薩像(십일면관음보살상) 등은 실로 新羅文化(신라문화)의 精華(정화)라 할 것이다.
  따라서 신라정신과 문화의 深層(심층)을 이해하자면 불국사와 석굴암부터 알아야 하고, 그것은 한국의 민족적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신라의 廢寺(폐사)’는 黃龍寺(황룡사), 四天王寺(사천왕사), 感恩寺(감은사), 芬皇寺(분황사) 등 19개의 廢寺(폐사)를 골라 그 역사에서 규모, 사상적 배경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이들 寺刹叢書(사찰총서)의 특징은 첫째 단순한 解說書(해설서)만이 아니라, 다분히 硏究論文(연구논문)의 성격도 갖고 있으며, 둘째 사찰마다 지니고 있는 역사․사상․문화적 배경을 참신한 文體(문체)로 추구하고 있고, 셋째 철저한 현장조사와 관계文獻(문헌)을 토대로 한 체계적 정리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사찰 및 聖寶(성보)의 精神史的(정신사적) 배경해설이 지루한 점이나 독단적 견해는, 길잡이 책으로서의 지나친 면이었다.
  여하튼 불교문화유산을 자랑하면서도, 이만한 寺刹叢書(사찰총서)를 갖지 못했던 우리형편으로는 귀중한 수확이 아닐 수 없다.
  著者(저자)는 韓國(한국)불교연구원장 李箕永(이기영) 박사와 李珉容(이민용), 鄭柄朝(정병조), 張忠植(장충식) 교수 등.
<一志社(일지사) 발행․값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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