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1년 3월 4일, 인도의 뉴델리에서는 스포츠를 통한 선의의 경쟁(競爭)으로 아시아인의 단합을 도모하고자 ‘제1회 아시안게임’의 팡파르가 울려퍼졌다.

당시만 해도 서구사회에 비해 근대화에 뒤쳐져있던 아시아는 이후 60여년간 여러 정치적 · 사회적 역경과 어려움을 딛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며 아시아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이제 아시아는 더이상 낙후된 지역이 아닌 세계경제의 강력한 성장축이자 경제허브(Hub)로까지 평가받고 있을 만큼 비약적(飛躍的)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2010년 11월 12일, 중국 광저우의 하이신샤섬에서 개최된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아시아인의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됐다. 지난 16일간의 여정(旅程)은 이러한 아시아의 발전과 역량을 지구촌 70억 인류에게 증명하기에 충분하였다.

‘현대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 및 아시아의 화합’이라는 목표로 치러진 이번 ‘제 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역대 최다인 45개국 1만 4,000여명이 42개 종목에 참여하여 40억 아시아인을 스포츠라는 하나의 이념으로 묶어주었다.

과거 냉전시대의 스포츠는 이데올로기 경쟁과 국위선양의 무대였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에는 국가가 스포츠를 움직이는 주된 원동력(原動力)이었다.

그러나 냉전 해체 이후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스포츠에도 시장원리가 본격적으로 도입(導入)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스포츠 축제가 더 이상은 단순한 국력 재확인의 무대가 아닌 인류화합과 교류의 장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다. 그러한 인식 하에서 이제 역으로 스포츠가 국가를 움직이는 구도로 변모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치열한 생존경쟁과 자본, 정보, 미디어 등의 글로벌화로 인해 더이상은 ‘세계적인 보편성’을 지닌 가치가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다. 그러나 언어, 문화, 국경, 종교, 이념, 세대를 모두 뛰어넘는 세계적인 보편성을 지니는 유일한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스포츠’가 아닐까 싶다.

스포츠는 여러 가지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테면 건강을 증진시켜주고, 체력을 향상시켜주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게 해준다. 그 뿐 아니라 사회화의 한 형태로서 개인을 집단 속으로 또 집단을 문화 속으로 통합시키는 스포츠의 사회통합 기능이나 사회정화적 기능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유 역시 그러한 스포츠의 가치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 덕분일 것이다.

아시아는 유구한 세월동안 다양한 역사와 문화, 종교를 토대로 발전해왔다. 그런 만큼 앞으로도 많은 정치적 · 경제적 갈등을 겪어내야 함은 우리의 숙명일런지도 모른다. 현재까지도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인 북한과의 관계 역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에 ‘화합’이라는 단어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는 우리는 이번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본보기로 삼아 ‘진정한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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