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으로, 연꽃 향기로 상생의 평화시대를 …

동대신문 지령 1500호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60년 동안 시대의 담론을 생산해온 저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러한 장구한 여정에 동참했다는 사실에 저희 동인들은 각별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동대신문은 지성의 공간으로서 높은 격조를 지니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세월은 실로 향기로웠습니다.

지령 1500호 속에는 전쟁, 독재정치, 민주화 투쟁, 평화적 정권교체 같은 격동의 순간들이 들어있습니다.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입니다. 또 그 속에는 지성들과 민초들의 고뇌와 눈물, 그리고 환희가 들어 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걸어온 길이 가파르고 또 숨이 찼던만큼 기자들의 열정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들은 험했지만 매우 의미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동대신문은 시대정신을 담는데 최선을 다하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만큼 혼돈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알수 없습니다. 우리의 믿음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이 뽑아내야할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불확실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런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감히 성찰해 보면 우리 미래는 영혼이 맑은 사람들이 이끌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네가 있어야 나도 있다는,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는 상생의 사상이 인류를 구원할 것입니다. 너를 없애야 내가 산다는 미움과 증오가 사라질 때, 세상은 맑고 고요해질 것입니다.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평화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모든 생명에 평화가 깃드는 세상을 만드는 한 가운데 동대신문이 자리하고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나온 날들이 향기로웠듯이 동대신문의 미래도 고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늘에 최선을 다할 때만 가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기자들의 열정은 연꽃이 될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고고히 피어나는 백합이 아니라 시궁창에서 꽃을 피워올리는 연처럼 현실에 피를 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디 깨어 있어 연꽃 향기를 세상에 퍼뜨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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