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史(문학사)硏究(연구)의 古典的(고전적) 入門書(입문서)

  문학을 좋아하는 데만 끝나지 않고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른 原典(원전)을 찾아내어 바로 해독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낱낱의 작품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최대의 것을 모든 자료를 동원하여 확실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그러자니 자연 연구자는 한 작가가 외국문학에서 받았거나, 혹은 외국문학에 끼쳤거나 한 그 영향관계까지 소상히 캐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 그것이 곧 비교문학의 첫 과제가 된다.
  한나라 문학사를 정확하게 체계를 세워 서술하는데 필요한 작업으로써 비교문학적 섭렵이 필수적인 까닭은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런 작업과정을 통하여 비교문학은 물론 그것과 영향의 受授(수수)관계에 있는 외국문학까지 포함한 모든 문학현상들에 공통되는 법칙성을 찾아내게 되고, 그것을 통하여 문학 일반에 걸친 하나의 관점아래 모든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세계의 문학현상들을 내다 볼 수 있는 이른바 一般大學(일반대학)(Littera=ture Cenerale)을 성립시킨다.
  그것은 또 나아가서 모든 문화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어느 한 나라 문학이라는 것도 제멋대로 혼자서 발생하고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이웃 문학들과의 교섭아래 생성․소멸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사실들을 징검다리 삼아 전 세계의 문학들을 하나의 줄기아래 엮어내는 國際文學史(국제문학사)의 길을 열어준다.
  文學史(문학사)와 文學理論(문학이론)이라는 가로 세로에 걸치는 文學硏究(문학연구)에 대한 이런 새로운 국면은 19세기 이후 특히 현저하게 두드러져 1827년에 뷜르맹이파리大學(대학)의 장좌이름에 <비교문학>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고, 또 같은 해에 괴테도 <위대한 문학은 그것을 낳은 어느 한 나라 한 국민의 것이라기보다 제세계의 재보가 된다>는 견해아래 처음으로 世界文學(세계문학)(Welt Literatur)이라는 말을 섰다.
  그 후 장․쟉크․앙빼르, 페르디낭․브틘띠에르, 죠제프․텍크스트, 귀스따브․랑송, 그리고 페르낭․발당스뻬르제, 뽀을․아자르 등을 거치면서 불란서와 文學史家(문학사가)들은 불란서文學史(문학사)의 연구라는 과제 속에서 이웃나라 문학을 살피게 되고 意味統一體(의미통일체)로서의 文明圈(문명권)을 구체적인 문학현상을 통하여 實證的(실증적)으로 밝혀내기에 이르렀으니, 여기에 이르러 비교문학은 비로소 文學硏究(문학연구)의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써 전 세계의 각광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하기야 그보다 앞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렛싱 혹은 생뜨․뵈브에 이르는 면면한 문학연구방법론의 역사가 없는바 아니지만 그것을 역사적으로 文獻學的(문헌학적) 實證的(실증적)인 방법으로써 구명해내는 일에 온전한 체계를 부여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중에도 뽀올․봥․티겜은 특히 앞에 말한 여러 先行(선행)연구자들의 자취를 모두 수습하여 비교문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체계를 뚜렷한 도표로서 확립하였으니 그 기념비적 업적이 바로 이 저서였던 것이다.
  이 저서를 통하여 그가 이루어낸 업적은 무엇보다 한나라 文學史(문학사)를 살피면서 이웃문학과의 연관관계를 밝혀내고 그 위에 국제적인 문학적 사실들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에 이른다는 것을 예상하는 文學史(문학사)연구의 방법의 확립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 얻어진 一般文學(일반문학)적 이해의 바탕 위에서 국제적인 文學史(문학사)를 인식하기에 이르고 거기에서 비로소 한나라 國文學史家(국문학사가)는 제나라의 한 작가, 한 작품을 그 걸리는 바의 국제적인 문학 환경 속에 발견해냄으로써 그 작가, 그 작품을 한층 더 충실히 이해하기에 이른다는 것이다.
  原著(원저)는 1931년에 초판이 나왔으나 그 후 저자자신이 增補改訂(증보개정)하여 오늘날까지 6판을 거듭하고 또 전 세계에서 각국어로 번역되어 그 번역판이 재판을 거듭하면서 마침내 이 책은 文學硏究(문학연구)에 뜻을 두는 이의 빠뜨릴 수 없는 古典的(고전적) 入門書(입문서)로서 떠받들려지게 된 것이다.
  입문서로서 특히 값진 것은 이 책의 绪言(서언)에 저자가 써넣은 <문학이해의 발전단계>라 할 것이니 여기서 그는 독자가 문학애호가에서 출발하여 그 연구자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을 <독서․비평․문학사>의 순서로 그야말로 손에 잡힐 듯이 유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작품 속에 전개되고 있는 이야기, 그 문장이 좋은데서 감상의 대상으로만 끝남이 아니라, 작품의 배후에 숨 쉬는 환경과 시대에 눈을 뜨게 해주고, 그 결과 작품과 작품, 작가와 작가와의 연쇄관계를 파악하기에 이르는 자취를 곰살맞게 펴나가고 있는데서 더욱 공감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일개 문학애호가인 독자를 이끌어서는 비교연구자의 시야로 유도하여 그 전 <연구자들의 활동이 보여준 온갖 방향에 걸치는 비교문학의 여러 문제와 방법과 그리고 그 주요한 업적들에 관하여>(초판본서문> 펼쳐 보여주고 마침내 <오늘날까지 거의 개척됨이 없는, 수확 많은 연구에 관한 거의 무제한의 가능성을 지닌 영역인 비교문학의 이 연장선상의 길을 잘 알려주고, 또 더욱 소상히 이해시키며, 그리고 비평에서 달리 구별되는 문학사의 개념이 많은 사람들에게 여태 충분히 잘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저자는 <緖言(서언)에서 독자를 책과 처음 접촉시켜서는 비교문학의 문턱까지 손을 잡듯이 하여 데리고> 간 것이다.
  저자의 주요저서로는 이 밖에도 前浪漫主義(전낭만주의)(Pre-romantisme.Vol13.1923~
1947) 近代(근대)유럽․아메리카․文學史(문학사)(Histoire litteraire de L'Europe et de L'Amerique de la Renaissanve a nos joura.1944) 그리고 유럽문학에 있어서의 浪漫主義(낭만주의)(Romantisme dansla litterature europeenne.1948) 등이 있으나 그로써 그는 그 博識(박식)-문학을 誤謬(오류)하는데서 해방하는 것은 知(지)뿐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과 또뛰디 그리샤․라틴文學圈(문학권)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된 지 오래지 않은 것도 안다. 현재는 10여종의 다른 국어, 이태리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독일어 등으로 전달되고 있으나 그러나 아무도 이들 문학들을 각기 독자적인 낱개의 문학으로는 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서구 제국이 그 사이 전혀 몰교섭으로 지내왔다면 이들 각국문학이 결코 오늘날과 같은 모양으로 진전되지는 않았을 터이니 결국 단테나 세익스피어나 또는 괴테, 위고마저 모두 하나의 따개어내지 못할 문학의 한 덩어리로서 바라볼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 각각의 언어란 것도 그렇게 보면 단순한 매개체로 밖에 떠오르지 않고 그 차이란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닌 것이다.
  뽀올․봥․티겜이 쟝․쟉크․룻소의 <新(신)에로이즈)를 예로 들어 각각의 연구주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을 가지고 문제를 삼아보자. 그는 국문학의 주제-18세기 프랑스 소설에 있어서의 <신에로이즈>의 위치 비교문학의 주제-소설가 룻소에게 미친 리챠드슨의 영향.
  일반문학의 주제-리챠든슨 및 룻소의 영향아래 있었던 유럽의 감정소설로 나누어 놓고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답습하여 국문학-한국新詩史(신시사)에 있어서의 <오뇌의 무도>의 위치.
  비교문학-김안서에게 끼친 보들레르의 영향으로 잡아보면 그런대로 그까지는 어떻게 납득이 간다 하겠으나 그것을 다시 일반문학-김안서와 보들레르를 통해서 보는 세계의 象徵詩(상징시)로 연장시켜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文明圈(문명권)의 문제인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세계 속에는 여태 동양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란 말이 동양적 문명권을 가리킨 말이듯이.
  그러면 그 <우린>는 이런 학문체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그들도 근자에 와서 동양권문학에 대해서 자주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동양의 문학사가들이 그들의 방법으로써 동양의 문학을 분석하고 서술할 수는 없는 것이니 여기에 이르러 비교문학연구의 방법상의 재검토가 야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중국․한국․일본 등 漢子文明圈(한자문명권)에 드는 문학이라든가, 또는 인도․버마․인도니지어 그리고 중국․한국․일본 등 佛敎文學圈(불교문학권)속의 문학들을 비교분석하여 총체적인 하나의 관점아래 바라보고자 하는 학문적인 추세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또 이런 實證的(실증적)인 방법이외에도, 시르레르나 니체, 슈트리히 또는 슈레겔, 크르티우스로 대표되는 이른바 관념적인 독일파의 방법, 그리고 2차대전 후의 일이지만, 르네․웨렉크를․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뉴․크리티시즘적인 일반문학-이것은 뽀올․봥․티겜의 그것과 달리 세계의 질적으로 높은 문학들을 자기나라 말로 번역된 채 흡수하고자 하는 소위 great books로서의 General literature이다. 같은 개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그 이후의 문제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 저서가 문학을 한나라의 언어 국경(liguistique frontiere)속에 가두어 두고 그 자체로서만 바라보는데서 오는 폐쇄적인 각도를 시정하고, 문학의 세계성, 내지 인간의 논리와 감정의 보편성의 위에서 각국의 문학현상을 파악하고자 하는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어젖힌 공로는 값진 것이다.
  문학애호가의 단계를 지나 연구자의 입장에서 문학을 바라보게 되는 마당에서 처음 눈을 뜨게 되는 모든 문제, 특히 문학의 그 형태적 요소에 대한 분석적 안목을 이 저서에서 기약할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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