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의 삶을 위한 열쇠는 끝없는 노력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은 모든 운동선수들의 꿈이자 목표다. 역대 하계 올림픽에 참가한 많은 한국 선수 중 69명만이 금메달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이렇듯 올림픽 금메달은 개인적으로, 또 국가적으로 크나큰 명예다.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자기와의 싸움을 계속했던 88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김광선 동문(체육교육 87졸). 우리대학의 가르침이 올림픽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의 인생과 우리대학과의 인연(因緣)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적인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훈련하는 모든 시간이 힘들었지만 그 고통(苦痛)이 남은 인생을 챔피언으로 살게 해 줄 것이라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이러한 알리의 말처럼 복싱은 격렬하고 거친 운동들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힌다. 지구촌 어떤 운동보다 많이 움직이며 가장 많은 체력이 소모(消耗)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태릉선수촌에 입소한 모든 종목 선수들이 불암산 등산 경주를 할 때, 복싱 선수들이 늘 선두권에 자리하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88 서울올림픽’에서 복싱 플라이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광선 동문(체육교육 87졸). 과거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싱선수로, 현재는 복싱지도자와 교수, 나아가 복싱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광선 동문을 만나 그의 삶과 동국대와의 추억에 대해 물어봤다.

한국을 빛낸 ‘챔피언’

김광선 동문은 20년 전 올림픽 챔피언에 올랐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우승 순간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찼다”며 우승당시를 회상(回想)했다. 이어 그는  “우승을 통해 나보다 한국을 세상에 알린 기쁨이 훨씬 컸다”고 말하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은 당시 복싱 강국이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아시안게임 챔피언이었던 김광선의 우승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그 당시 인기에 대해 그는 “맞더라도 끝까지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에 국민들이 통쾌함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올림픽 우승 직후엔 길거리를 걸어 다니지 못할 만큼 팬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김광선 동문은 청소년 시절부터 복싱 유망주로 각종 대회에 참여했었다. 그런 그는 상대의 집중 견제(牽制) 대상이었다. 그는 “상대선수를 기선 제압하기 위해 빵에 잼 대신 고추장을 발라 상대 선수에게 줘 골탕 먹인 적도 있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길고도 끈끈한 동국과의 인연

김광선 동문은 청소년 시절부터 복싱 유망주였다. 고교생 신분으로 대통령배 복싱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딸 정도였다. 그런 김광선 동문을 입학시키고자 하는 대학 간의 경쟁은 치열했다. 그를 입학시키기 위해 거액의 돈을 건네는 대학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돈보다 의리를 선택했다. 김 동문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날 지도했던 김진영 선생님이 우리대학 체육실에 근무하고 있었다”며 “그분에 대한 고마움으로 우리대학을 망설임 없이 택했다”고.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대학 교수들이 그에게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줬다. 김 동문은 “올림픽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는 나에게 김대건 교수님과 안행건 교수님이 큰 힘이 됐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보통 체육 특기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학교 수업에 덜 적극적이다. 훈련과 경기 등의 일정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동문은 달랐다.

그는 “태릉에서 아침 운동이 끝나면 바로 학교로 달려갔다”며 “수업이 끝나면 바로 태릉으로 복귀해야 하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그렇게라도 배울 수 있어 기뻤다”고 학업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런 그의 열정에 교수들도 좋은 성적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대학에 남다른 애정을 가졌기에 그는 졸업 후에도 모교와의 인연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는 은퇴 후 체육관을 열어 복싱의 대중화(大衆化)를 위해 힘썼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았지만 김 동문에겐 최민식, 소유진 등 후배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는 “복싱 영화 촬영을 위해 최민식이 지도해 달라고 찾아와 지도를 부탁한적이 있었다”며 “우리대학과 내 인연(因緣)의 끈이 길고도 단단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김 동문은 동문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 노력한다. 비록 졸업은 했지만 모교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학번 모임, 동문 전체모임, 체육과 동창회 등 동국대 모임이라면 빠짐없이 참여한다”며  모교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즐기는 천재 김광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경험은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다. 김광선 동문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촌에서 복싱 선수들에게 챔피언으로서의 경험, 경기운영 등을 전수(傳授)하는 지도자의 면모도 보이고 있다. 또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그는 KBS의 복싱 해설위원 활동을 겸하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마이크를 잡은 김광선 동문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다시 한 번 감동 넘치는 중계를 약속했다. 그는 “오는 16일부터 복싱 예선이 있다”며 “선수들과 나에게 아낌없는 응원(應援)을 부탁한다”고 말하며 객쩍게 웃었다.

이처럼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좌우명은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자기관리를 멈추지 않는 것이 내 삶의 원동력”이라며 “후배들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아 체력을 길러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배들이 취업을 준비하기에 앞서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후배들의 체력에 대해 걱정을 아끼지 않았다. 덧붙여 “학교가 높아 오르내리기만 해도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웃음 섞인 조언(助言)을 아끼지 않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사람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노력을 즐기는 천재’ 김광선 동문은 끝없이 도전했고 결국 복싱 계에서 인정받는 ‘챔피언’으로 남았다. 선수로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정복(征服)한 데 이어 제2의 인생에서도 ‘금메달’을 노리는 그의 끈질긴 도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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