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대전-700년 만의 해후’

전세계에 흩어져있던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인 고려불화들이 700년만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극적으로 상봉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이 용산이전 재개관 5주년과 G20정상회의를 맞아 전 세계의 고려불화를 한 데 모았다.

지난 달 1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고려불화대전’은 일본, 중국, 미국 등에 소장돼 있던 고려불화 61점을 비롯 동시대 중국 및 일본불화 20점, 조선전기불화 5점, 불상과 공예품 22점 총 108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는 고려불화를 다룬 전시 중 가장 많은 작품 수다.

네즈미술관이 소장한 ‘지장보살도’, 오타카시(大高寺)소장 ‘관경16관변상도’등 작품 대다수가 우리나라에서 미공개 된 작품이다. 특히 ‘수월관음도’는 일본 센소지(淺草寺)가 소장하던 것으로 고려시대 혜허(慧虛)스님이 그린 명작 중에 명작이다.

세상에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수월관음도’는 1981년 아사히신문사가 발간한 화집 ‘고려불화’ 의 사진 촬영조차 허락받지 못했다. 일본의 학자들도 보기 힘든 작품으로 출품을 거부했으나 최관장과 학예원의 끈기 덕에 세상의 빛을 보게됐다. ‘수월관음도’는 오른손엔 버들가지, 왼손엔 정병을 들고 법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선재동자를 맞이 한다.

전 세계 작품 소장 기관들과 소장자들은 훼손과 분실의 이유로 반출을 엄격히 제한했다. 그러나 “불화도 한번쯤 고향에 가보고 싶을 것”이라는 이유로 출품을 어렵게 승낙했다.

현존하는 고려불화는 160여점이나 우리나라에는 약 12점만이 남아 있다. 이는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고려불화들이 밀반출 되거나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려인의 높은 미적 수준을 드러내는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와 원색의 화려한 색채와 화려한 금니(金泥), 유려하면서도 먹선과 색선 등 당시 동아시아에서 독보적인 미의 세계를 창조했다는 평가다. 일부작품은 전시기간이 정해져있어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해 늦기 전에 가야한다.

한편 우리대학은 국내유일의 불교미술전공이 설치 돼 고려불화 및 조선불화를 계승해나가고 있다. 타의에 의해 고국을 떠나 700년만의 금의환향하게 되는 고려불화. 이제야 마주하는 것이 어쩌면 안타까울 수도 있지만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기약 없는 벅찬 감동을 늦기 전에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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