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大新聞(동대신문) 紙齡(지령)700號(호)에 부친다

글을 바람처럼 쫓다가
바람에 묶이고
다시
글의 바람에 쫓겨
地下層(지하층)으로 모여든 사람들
出口(출구)를 하늘로 올려 내고
마을을 이뤘다.

힘들지? 힘들어. 지겹지? 지겨워. 담배 있니? 응. 술도 취해? 냄새로 취해. 담배연긴 깜깜해서 보이지 않지? 응, 하지만 담배불은 더 잘 보여. 地下層(지하층)을 뛰쳐나올 생각 없니? 뛰쳐나가면 안돼. 내가 키워온 꿈들이 도망친다구. 꿈이 꿈으로 읽히면 큰일이거든. 그럼 너흰 뭐니? 기자? 그냥 학생? 우린 記事(기사)야. 1단, 2단 혹은 5단, 어떤 때는 企劃(기획)記事(기사)야. 매주마다 달라지는 記事(기사)라구. 누구나 그냥 살 수 있니? 그럼. 하지만 너와 함께 하는 네 마음이 글이 되고, 그럼 네 행동이 記事(기사)가 돼야 해. 정말? 네 마음과 내 마음이 합쳐질 때 슬픔 같은 건 어디서든 생각할 수 없어. 그래도 그곳은 어둡잖아? 하지만 우리에게 어둠은 꼭 필요해. 우린 쫓기면 안돼. 쫓아야해. 쫓기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어둠이 필요해. 또 어둠 속에선 몇 번씩 새롭게 새벽을 맞을 수 있거든. 그래도 너희들을 이해하긴 곤란하잖아? 글쎄. 너희가 이해하면 곤란하다니까. 우릴 이해하면 너도 미쳐 있는 거야. 우린 모두 미쳐있으니까.

일주일마다 한번씩 열리는 출구로는
화장을 다 마친 記事(기사)들이
묶어져 줄지어
세상으로 나간다.
또 한 주가 지났군.
형,
‘회전무대’에 선 기자들이 춤이 싱겁다는데요-.
이미 메아리가 된 ‘메아리’의 울림이 약하데요-
그게 누구야? 데리고 와봐. 젠장, 우릴 쫓는 자가 대체 누구야?
형은 형 자신에게 쫓겨 다니고 있다는 걸 아슈?
쫓아다니면서

자신에게 쫓기면서
앞서 가면서도

뒤지면서
우리는 빤질빤질한 기자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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