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하원이 환율 조작국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글로벌 통화전쟁 즉 환율전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 전망(展望)된다. 미국과 중국과의 환율전쟁을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환율전쟁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국제금융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세계경제의 리더로서의 위치를 지켜온 원인은 미국의 우월한 국제금융전략에 있다. 미국은 대미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나라에 대해 변동환율제도와 자본자유화를 택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변동환율제도로 환율을 하락시켜 대미무역수지 흑자폭을 줄였으며 동시에 자본유입을 자유화시켜 미국의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을 수출해 무역에서 잃은 달러를 되찾아 오도록 했다.

이러한 미국의 국제금융전략에 휘말려 한국과 일본은 큰 손실을 보았다. 한국은 1990년 이후 변동환율제도를 택하고 자본자유화를 하면서 2번의 위기를 겪었다. 막대한 국부의 유출이 있었다. 일본은 무역수지 흑자로 들어온 달러를 외국에 투자하여 환율하락을 막으려 했으나 미국은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엔화를 40% 가까이 평가절상 시켰다. 결국 일본은 부동산 버블이 붕괴(崩壞)되면서 최근 20년 동안 경기침체를 겪게 되었다.

이러한 한국과 일본의 경험을 면밀히 검토한 중국은 미국의 국제금융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자본자유화를 하지 않아 미국과의 무역에서 벌어온 달러를 자본거래에서 빼앗기지 않았으며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고정환율제도를 다시 선택해 환율하락을 막았다. 이러한 중국의 효과적인 대처 때문에 미국은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으며 반면에 중국은 G2로 부상(浮上)하게 되었다.

앞으로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환율하락과 자본자유화 중에서 환율을 하락시키기보다는 자본유출을 자유화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1980년대 전반에 일본이 해외부동산을 구입했던 것과 같이 자본유출을 자유화함으로서 환율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 제주도 부동산 구입과 일본과 한국의 채권구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11월 G20 회의에서 위안화 환율을 소폭 내려 미국의 압력을 피해 가려고 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의 요구와 같이 중국이 환율을 큰 폭으로 하락시킬 가능성은 낮다. 이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성장하려는 중국의 성장전략 때문이다. 중국의 2009년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약 2,000억 달러로 이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 2,200억 달러와 비슷하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내지 못하면 중국의 고도경제성장은 가능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을 전망할 때 우리 또한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구조를 고려하면 환율하락은 수출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원화 환율이 엔화나 위안화 환율에 비해 더 떨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과도한 외환의 유입을 규제해 환율이 하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과도한 자본의 유입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막대한 국부가 유출될 수 있는 전략적 게임인 환율전쟁에서 패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 우리는 과거와 달리 좀더 현명한 국제금융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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