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와 불교 관계규명 통한 미래상 제시

불교문화연구원은 2005년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05년 12월~2014년 11월까지 총9년에 걸쳐서 ‘아시아의 근현대 불교문화연구’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아시아의 근대와 불교의 관계’를 규명함으로서, 아시아불교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데 있다.

그 연구성과 발표의 일환으로서, 불교문화연구원에서는 9월30일 학림관 210호에서 ‘아시아근대불교의 다양성과 정체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은 ‘욕망의 주체로서 개인과 상좌부불교의 무아론(無我論)’(양정연 교수) ‘베트남근대화에 미친 불교의 영향’(박금표 교수) ‘한국 근현대신문에 나타난 불교의례연구’(한상길 교수)이다.

우선 양정연 교수는 “근대적 의미의 개인(individual)은 욕망 특히 소유욕을 가진 존재로 간주되고 용인되었는데, 그것은 결국 개인간의 충돌과 대립을 낳게 되었다”고 전제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상좌부불교의 무아론을 제시하였다. 불교의 무아는 나를 전제로 하는 ‘상대적 무아’가 아닌 ‘절대적 무아’이며, 불교수행을 통해 욕망과 소유욕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양교수의 주장이다. 이 논문에서는 특히 ‘청정도론(淸淨道論)’의 칠청정(七淸淨)을 가지고 무아를 고찰하는 데 특징이 있다.

또, 박금표 교수는 1963년 베트남 사이공 정부의 대불교(對佛敎)정책이 불교도의 항쟁으로 확대되고, 결국 쿠데타로 이어져 지엠 정권의 종말을 가져온 사실에 주목하여, 그 과정 아래 1963년 6월 11일 발생한 틱 꽝 득 스님의 분신에 대해 고찰하였다.

그 결과, 박교수는 “틱 꽝 득 스님을 정치 승려로 보아 정치적 욕망이 표출된 자살로 규정하는 것은 불교의 자비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시각이며,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명이 더 이상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한 분신은 단순한 자살과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일부 불교도들이 공산주의를 지지했다거나, 공산주의자들 일부가 불교도 항쟁에 가담했다고 하여 불교도 항쟁을 공산주의의 사주를 받은 반정부 투쟁으로 규정하는 것은 냉전논리에 치우친 해석에 불과함을 논증하였다.

한상길 교수는 근대에 있어 불교개혁으로서의 의례폐지론과 ‘석문의범’ 등의 의례집 간행, 그리고 근현대신문의 기사를 검토하여 “불교의례는 근대사회에서 전통문화의 계승과 불교대중화라는 두 가지 순기능을 담당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비록 천도재 등의 일부 의례는 일제하에서 총독부의 정치적 목적에 동원되기도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의례는 근대불교를 대중화하고 문화전통으로서의 가치를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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