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통해 형성된 동질감

우리나라와 대만은 역사적으로 매우 비슷하다. 대만 역시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민주화를 겪었다. 또 일본으로부터 해방 이후, 정부 주도하에서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에서도 비슷해 우리나라와 대만 모두 아시아의 네 마리 용에 포함된다. 이에 우리대학 김상호 교수(중어중문)는 대만문화를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타이완 현대소설선을 기획했고, 이번에 제 4편 ‘꿈꾸는 타이베이’가 우리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발간된 ‘꿈꾸는 타이베이’에는 ‘사냥’, ‘환상’, ‘김마담의 마지막 밤’, ‘징징의 생일’, ‘황금의 꿈’, ‘하등인간’, ‘철 녹인 물’, ‘세기말의 화려함’, ‘젠춘의 형제들을 생각하며’ 등 총 아홉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 소설은 역사적 현실(現實)과 사회적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나타난 대만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그중 첫 번째로 실린 천첸우의 ‘사냥’은 일본의 식민 통치 당시 강제 지원병과 일본군의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위안부’ 문제는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으며 겪은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하다. 소설 ‘사냥’의 주인공 린 병장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로 대만인 특별지원병으로 지원되어 인도네시아로 진군(進軍)되어 왔다. 그는 일본인 준위의 시중을 들며 가끔 준위의 성(性)도구로 전락한다. 그러던 중 그는 일본군의 위안부로 ‘사냥’되어 온 원주민 여성 라이사린과 알게 된 후 서로 동질감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 소설에서는 위안부 여성을 ‘사냥’ 당한다고 표현함으로써 전쟁의 잔혹함을 그렸다.

또 책 내용 중 “한 달 동안은 매일 그녀들에게 남자를 접대하는 방법 등 약간의 과정을 가르쳤다…북한에서 징용해 온 아리랑 여자들이 가르치는 과정은 섹스 기교 등에 관한 것이었다”라는 부분을 통해 위안부 여성에 대한 일본의 비인도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대만을 단순히 관광국가로만 생각하고 있지만, 대만과 우리나라는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공통점을 바탕으로 형성된 서로의 동질감을 ‘꿈꾸는 타이베이’를 비롯한 4권의 타이완 현대소설선을 통해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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