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살의 바다를 탐욕스럽게 애무하는 바다새 떼
알몸으로 바다가 풍만한 가슴을 뒤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바다
原來(원래)의 하나가 담긴다 둘이 담긴다
모두의 살내음이 접힌다 묻혀든다

바다의 잉태, 맨 무늬의 태깔이 무너져 온다
갈갈이 찢긴 알몸의 숲이 까무러치며 포복한다
거꾸러져 다시 거꾸러져 다가오는 한 섬 바다, 등에 인 그림자 어둡게 드리우는 소리

열 숨 즈믄 굽이를 온 햇동안 돌아가 무량한 깊이를 헤아려서
꿈틀거리는 成長(성장)이 까맣게 새떼를 흩뿌리는 바다의 안
득실거리는 알몸의 죽음, 불 속의 맨살,
매그러운 신음 몇 날을 줍는다

바다의 풀들은 죽어서 바다가 되고
숨가삐 흰 뼈는 초록이 되고

새떼는 죽음을 이끌고 바다로 와서 알몸으로 빠져 잠긴다
흐름으로 살을 맹글고 움직임으로 씻기는 살
흔들리는 풀잎의 날개, 열겹으로 크는 바다

바다의 살에 내 살을 섞는 겨울 하룻밤,
바다의 외마디 말씀 들썩이는 소리
‘바다의 풀들은 죽어서 바다가 되고 숨가삐 흰 뼈는 초록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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