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40代(대)의 얼굴에서
언뜻 언뜻
아버님을 뵙는다.
주름살 어느 갈피에선가
4․19가 왈칵 덤벼든다.

40代(대)의 얼굴은
아무래도 한 쪽으로 갸웃하다.
귀바퀴부터 문드러져
마침내 입만 남거든
그래도 외칠 말이 있거나.

가슴을 뚫고 간 말들.
꾹 꾹 삼켜 넘기고
꾸역 꾸역 웃음만 토하나.

말이라도 남아라.
호주인이 거꾸로 서 걸어 다니듯.
말만 남는다.
내 祖上(조상)님들의 賤(천)말을 만나서,
말만 남아라.
내 자식들의 말을 만나서,

돌아온 房(방)엔
남의 옷이 널려 있었다.
네 활개로 누운
죽은 者(자)의 옷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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