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살찌는만큼 나는 부끄럽고
있다는 것이 서러워 숨기고 싶은
눈 먼 그림자
좀 서른 세월의 구멍 속으로
어린 旅情(여정)이 비좁게 돋아나고
네 피가 내 피를 거꾸로 흐르다 뒹구는 쓰레기
녹슨 넋은 이제 막 떠나고
치욕과 분노를 뒤엉킨
내
한나절의 꿈을 웅크린다.
안으로 죽어가는
비워둔 그림자마다
떼죽음 소리 소리를
흘러서 흘러가서
너는 너의 목소리로
나는 나의 목소리로
아무도 없는 어둠에서 명멸하리
너의 무게만큼-
순간을 죽으로 연명하는 파멸은
차라리
낯익은 얼굴
釋慈明(석자명)<佛敎大(불교대)·僧伽科(승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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