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옷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녀석은 투명인간처럼
기척만 던질뿐이다
안 주머니에선
한 움큼 머리칼이
出土(출토)되었다
귀를 덮은 머리칼로
포옹 하던 왕십리 역에서
國家財産(국가재산)으로 귀속된
나의 친구였던 사람아
棺(관) 속에서도 자라는
수염은
이젠 私製(사제)가 아냐
생명수당 받을 장정아
석 달 있으면
살이 바뀐단다
네 엄니는
네 술장수 엄니는
아침 선지가 물 좋다 흥얼대는데
네 친구는
네 도둑친구는
글 作亂(작난)할 거리로만
막걸리 걸러 보는데
홀로 삭발하던
너는 섬찍한
머리칼로만 전해 오거냐
이 취침 나팔소리를
질러 잠들어 버리거냐
정완헌<經商大(경상대)·經濟科(경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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