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학 학식 탐방

각 대학에는 학식이 있다. 학생식당을 일컫는 학식은 학생들의 빈 호주머니를 잘 알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의 구미에 맞게 조리된 학식.우리는 서울 시내 대학 중 우리대학 상록원을 포함해 숙명여대와 성균관대, 홍익대, 고려대의 학생식당을 찾아 대학별 학식의 맛과 특징을 살펴 봤다. 어느 대학 학생식당이 맛있는 지, 그리고 어느 학생식당이 더 편리하고 깔끔한 지 학생식당의 세계를 둘러 보자.

찾아라 ! 별별 학생식당.
주린 배와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은? 뭐니 뭐니해도 학생식당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상록원을 필두(筆頭)로 아리수, 그루터기에서 매일 생활에 지친 허기를 채우고 있는 동국인들! 그렇다면 우리 주변 대학들의 학생식당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기자와 함께 새콤달콤 맛있는 캠퍼스를 찾아 떠나보자.

여인네들의 화사한 미소 같은 밥상 숙명여대 미소찬

 화사한 꽃밭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면? 그곳이 바로 아리따운 숙명여대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미소찬’이다. 언뜻 보면 백화점의 푸드코트에 와 있는 것처럼 화사하고 깔끔한 내부 전경(全景)이 인상적이다. 지하에 있으나 효과적인 공간 활용으로 낸 넓은 창을 통해 오후의 햇살이 환하게 식당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덕분에 미소찬은 학생들의 허기와 피로를 한 번에 풀어주는 가장 멋진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몸매 관리에 신경 쓰는 여학생들을 배려(配慮)한 탓인지 메뉴마다 칼로리가 기입되어 있는 것은 기본. 500원으로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가득한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굳이 샐러드를 따로 구입하지 않더라도 평소에 브로콜리나 오이 같은 생식 반찬이 자주 나오니 다이어트 중인 학생에게 딱이다.

미소찬을 ‘점심시간을 함께하는 가장 좋은 친구’라고 소개한 안다영(정치외교학과09) 학생은 배식 때 마다 배식담당 아주머니들이 건네주시는 “맛있게 먹으라”는 인사가 특히 좋단다. 식사를 함께할 사람이 없어도 미소찬에서는 걱정 마시라. 여학생 특유의 새침함 때문인지 ‘나 홀로 식사족’이 대다수라 혼자 하는 식사도 전혀 쑥스럽지 않다.

사계절 늘 푸른 입맛을 돋우는 우리대학 상록원

남산 산책로의 초입.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새어 나온다면 주위를 둘러보시라. 근처에 우리대학 학생식당인 ‘상록원’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상록원은 다른 대학의 학생식당과는 달리 학생식당과 외부업체의 스낵코너가 한 자리에 있어 메뉴 선택이 더욱 다채(多彩)롭다.

상록원 건물 안에 학생식당과 교직원식당, 그리고 버거킹, 파리바게뜨, 롤앤롤과 더불어 각종 편의 시설이 모두 모여 있는 것. 서로 다른 곳의 메뉴를 골라도 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으니 각양각색(各樣各色)인 입맛이 함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식당 한 쪽 면에는 거대한 벽걸이 TV가 설치되어 있어 혼자 하는 식사도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식당 2층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남산과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식사시간을 살짝 비켜 가면 한산한 분위기에서 멋진 풍경을 보며 식사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황금 잔디밭에서의 식사 성균관대 금잔디
 
창 밖으로 펼쳐지는 눈부신 황금 잔디밭. 성균관대학교 학생식당 ‘금잔디’에서는 식사와 동시에 봄날의 피크닉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식당이 있는 학생회관 건물 바로 앞에 펼쳐진 잔디광장 덕분이다.

눈부신 햇볕에 빛을 발하는 푸른 잔디를 보면 안 그래도 꿀맛인 식사의 기쁨이 두 배가 된다. 활기(活氣)찬 동시에 정돈(整頓)된 모습을 보여주는 성균관대 금잔디.

역대(歷代) ‘오늘의 메뉴’ 중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는 카레 돈까스는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구준표도 한 번만 먹어 보면 다시는 잊지 못할 맛이라고. 학교에 나오는 날은 반드시 금잔디에서 점심을 해결한다는 황정우(법학00) 학생도 카레 돈까스라면 사족(蛇足)을 못쓴단다.

카레 돈까스 외에 금잔디만의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물음에 황 군은 “무엇보다 푸짐한 양의 식사가 신속(迅速)하게 나오는 것이 금잔디의 매력(魅力)이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만화 주인공이 튀어나올 것만 같아! 홍익대 홍’s 아지트

홍’s 아지트라는 익살스러운 이름. 입구에서부터 홍익대학교 학생식당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고조(高調)시킨다. 식당 내부의 분위기도 아지트다운 아늑함이 느껴진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 덕에 테이블 아래에서 금방이라도 만화 속 주인공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홍’s 아지트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바로 계절에 따라 그에 딱 알맞은 메뉴가 새로 출시되는 것. 철마다 새로운 메뉴가 개발(開發)되어 나올 때마다 학생들의 식당 이용량이 눈에 띄게 는단다. 오희원(회화06) 학생의 생생한 증언(證言)에 따르면 주(主) 메뉴에 버금갈 정도로 풍부(豊富)하게 나오는 사이드 메뉴 또한 일품이란다.

예를 들어 돈까스 세트를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볶음밥과 군만두가 양과 질에서 주 메뉴인 돈까스를 압도한다고. 식사를 마친 뒤에는 홍’s 아지트가 있는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숲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식사 후에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식당 근처에 놓인 벤치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입맛대로 내 맘대로 짜는 메뉴 고려대 학생식당

학생회관 1층에 자리 잡은 고려대학교의 학생식당. 다른 대학의 학생식당과 가장 차별화(差別化)된 모습을 보여준다는데, 그것은 바로 내 맘대로 메뉴를 고를 수 있는 배식 시스템이다. 김치와 단무지 같은 기본적(基本的)인 밑반찬에서부터 국과 찌개, 그리고 닭강정과 탕수육 등의 푸짐한 메뉴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1인분 씩 정성스레 담아 일렬(一列)로 길게 늘어진 메뉴는 보통 12개에서 13개 정도. 반찬 뿐만 아니라 바나나와 오렌지 같은 디저트 또한 준비완료다. 넓직한 쟁반에 기호에 맞는 반찬을 골라 담아 계산(計算)은 배식대 맨 끝에 있는 카운터에서 한 번에 한다. 이러한 독창적(獨創的)인 배식 시스템은 현재 고려대의 학생식당을 운영(運營)하고 있는 한 외부 업체에서 처음으로 고안(考案)해 낸 방법이라고.

아쉽게도 부족한 양을 채우는 ‘조금만 더 주세요’ 식(式)의 애교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 입맛에 딱 맞는 메뉴로 조립할 수 있으니 잔반량이 거의 나오지 않는단다. 고려대 학생들의 식단을 책임(責任)지고 있는 윤혜진 영양사는 “식성이 좋은 학생 같은 경우 그 날의 반찬을 모두 선택해 두 개의 쟁반에 담아가는 일도 있다”며 재밌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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