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기본 에티켓을 통해 본 도서관 사용 실태

우리대학 도서관이 지난 6일부터 도서관 에티켓 지키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에 앞서 도서관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모두가 소중하게 공유해야할 대학의 자산인 책이 함부로 다뤄지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곳에는 찢긴 책, 커피를 쏟아 얼룩진 책, 심지어 온갖 낙서로 훼손된 책까지 다양한 흔적이 보였다. 우리가 대학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도서관 에티켓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며 사람은 책을 통해 지식을 살찌우는 계절인 것이다.

이런 가을을 맞아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은 ‘도서관 에티켓 지키기 캠페인’을 지난 6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은 △에티켓 준수 서약서 작성하기 △에티켓 UCC 공모전 △6장의 에티켓 카드를 모아주세요 △오·훼손도서 전시회 등의 네 가지 테마로 이뤄져있다. 

이에 관해 중앙도서관 김진호 직원은 “그동안 도서관 사용실태에 관해 학생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그러던 중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캠페인 취지를 밝혔다. 중앙도서관은 캠페인 진행을 위해 도서관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에티켓 다섯 가지를 선정했다.

도서관의 가장 큰 적, 소음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소음(騷音)’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중앙도서관의 소음 민원이 만해관 열람실에 비해 자주 제기되는 이유는 건물이 하나로 뚫려있는 구조의 영향이 크다. 때문에 4층에서 얘기하는 자그마한 소리도 1층까지 퍼지곤 한다.

한성대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음 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한성대 학술정보팀 김설희 과장은 “소음관리시스템은 기계를 이용해 소음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비행기 소음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대학에서도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비를 조용히 이용하는 사람에게 에티켓 카드를 발부하고 있다. 학생들은 에티켓 카드 6장을 모으면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열람실 내, 휴대전화사용은 No!

두 번째 기본 사항은 휴대전화 사용에 관한 에티켓이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긴 했지만 그에 따른 에티켓은 보편화 되지 못했다. 특히 요즘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휴대전화를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것은 문제다.
이에 대해 윤초롱(지리교육4)양은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전화가 와도 나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받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듯 많은 학생들은 도서관 내의 휴대전화 소음으로 불편을 겪는다. 이에 관해 김진호 직원 “자기 자신의 편의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자도 소용없는 미반납 도서들

세 번째 에티켓 기본 사항은 도서 반납(返納)에 관한 것이다. 반납은 도서관에서 지켜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문제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경우 기본적인 반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진호 직원은 “우리대학 도서관에서 제 때 반납되지 않는 도서를 따져보면 10%를 상회(上廻)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학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남궁준(영문1)군은 “수업 발표에 참고하기 위해 책을 빌리려 했는데 해당 도서의 반납이 연체(延滯)되고 있어 빌리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장기연체자들에게는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 다양한 독촉(督促)과 연체 날짜에 따라 매겨지는 벌금 등 다양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연체자 명단이 적혀진 게시판에는 게시 글들이 짧게는 두 달부터 길게는 일 년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양심의 결여 = 소지품 절도

에티켓 기본 사항의 네 번째는 바로 이용자의 소지품 절도다. 위의 세가지 사항들이 우리사회의 규범이었다면 절도는 명백한 범죄다. 도난사고의 1차 원인은 무조건 범인에게 있다. 그러나 범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다. 도서관 이용자들이 ‘CCTV가 있기에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安逸)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이 도난사고의 2차 이유다. 중

앙도서관의 김진호 직원은 “CCTV를 통해 얼굴을 식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설령 범인의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보게 되더라도 그게 누군지 밝혀내는 사례는 그렇지 못한 사례에 비해 수에서 밀린다.”며 CCTV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열람실을 뒤덮는 음식의 향기

마지막 다섯 번째 사항은 음식물 반입에 관련된 문제다. 우리대학 도서관은 먹을 때의 소리가 나지 않거나 음식물의 냄새가 강하지 않다면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간혹 놀라움을 넘어 신기한 경지에 다다른 사람도 있다. 김진호 직원은 “직접 중앙도서관에서 에스프레소 기계를 가져와 커피를 내려 먹는 사람도 있다”며 “음료를 쏟아 책을 훼손(毁損)시키는 등의 이유도 음식물 반입을 자제시키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고 학생들에게 음식물 반입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훼손도서 전시를 통한 경각심 촉구

중앙도서관에서는 위의 다섯 가지 행사뿐만 아니라 훼손도서들의 전시도 진행되고 있다. 전재빈(수학과4)군은 “토익관련 교재를 빌렸는데 답이 다 적혀있어 낭패를 보았다”고 말했다. 책에 낙서(落書)가 돼 있거나 사진첩에서 사진을 오려간 것 등이 있다. 학생들의 이런 행위 밑에는 ‘내가 학교에 내는 등록금이 얼마인데 이 정도쯤 못 가져가느냐?’라는 생각이 기저(基底)에 깔려있다.

이는 실제로 책의 표지만 두고 본문을 모두 빼가려다 적발된 학생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다. 그러나 소장도서들은 모두 학교의 재산이며 우리 후배들이 앞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에겐 그런 자산을 소중히 넘겨줘야 할 의무가 있다.

도서관에선 또 에티켓 UCC 공모전과 에티켓 준수 서약서 작성 등의 행사도 진행된다. 이미 서약서는 2천 여 명의 학생들이 작성했다. 2천 여 명의 학생이 도서관 에티켓을 잘 지키겠다고 공약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캠페인만으로 에티켓이 잘 지켜질 수는 없다. 결국 답은 학생들의 의식 개선이다. 우리 모두 주인의식을 갖아야한다. 힘들다면 집주인까진 못돼도 세 들어 사는 사람정도는 되어야 한다.

‘아니 온 듯 다녀가세요.’라는 말이 있다.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아니 온 듯’ 도서관에서 조용히 지내야하고 ‘아니 본 듯’ 본인이 본 책들을 반납해야 한다. 어렵지 않은 곳에 해답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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