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필수적인 역작

우리대학 출판부에서 최근 발간한 ‘역주 조선불교통사’는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를 93년 만에 최초로 우리말로 번역해 선보인 책으로 총 8권으로 이뤄져 있다.

역주전집은 상편(불화시처) 2권, 중편(삼보원류) 1권, 하편(이백품제) 3권, 원문 교감본 개정판 1권, 색인집 1권 등 총 8권으로 구성됐다. 상편인 불화시처는 4세기 후반부터 1천 5백 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집성(集成)했다. 또한 한국불교사에 대한 자신의 인식과 사관(史觀)을 말하고 있다.

중편인 삼보원류는 석가모니불의 본연(本緣)을 밝히고 있다. 또한 조선 불교의 중심에 선종이 있으며 특히 임제종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설명한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 하편 이백품제는 조선 땅에서 불교와 관련된 사실들이 잊히고 있는 현실을 일깨우기 위해 쓰였다. 총 3권으로 구성된 하편 이백품제는 203개 항목의 이야기와 2편의 단편소설에 불교사상, 문화 · 예술 등 불교에 관한 다양한 관심사를 포함(包含)하고 있다.

백과사전 등에서 하편의 이백품제를 ‘불교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역사 및 학술, 풍속, 제도 등 200여 항목을 간추려 장회소설(章回小說) 형식으로 엮었다’는 기존의 설명은 바로 잡아야 한다. 장회소설이란 연속 강담식(連續講談式)으로 장 또는 회로 나누어 서술한 중국의 통속 장편소설을 통칭하는 용어로서  ‘삼국지’나  ‘홍루몽’처럼 장이나 회차를 거듭하는 중국 고대 통속장편소설이 이에 해당한다. 이백품제는 각 품제별로 다양한 전거를 바탕으로 연의(演義)와 패관(稗官)의 서법을 쓴 독특한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는 장회소설의 형식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여러 사전의 이러한 기술 내용은 불교통사를 전체적으로 통독하지 못하고 하편의 마지막에 ‘그 나머지(餘緖)’로 수록된 ‘선비 우성해에게 감응한 관음보살상 이야기’와 ‘괴산 성불사의 쌍장선사가 농부 이무능을 제도한 이야기’를 ‘종교소설 2단편’이라고 부제를 단 것을 근거로 하여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불교통사는 조선시대 불교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割愛)했다. 이 점은 이능화가 직접 간추린 내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주요인물 266명 중 조선시대 인물이 93명으로 가장 많으며 불상과 탑 등 유물 213건 중 90건도 조선시대의 것이다.

또한 조선불교통사에는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 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조선불교통사는 일본이나 중국 등 세계 불교학자들이 한국불교를 연구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자료로 인식된다. 이러한 조선불교통사를 완역한 역주 불교통사는 앞으로 불교학 발전의 큰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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