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그런 행동은 그늘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애교심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돈이 아무리 많다 해도 몇 번하곤 잊어버릴 일을 근 20여년 동안 한 번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건 정말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누세트, 양말세트가 작게 보일지 모르지만 받는 우리로선 그 성의가 너무 고맙습니다. 아마 이 마음은 선물 받은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고마워하는 마음을 잘 좀 전해주세요” 등, 본관, 혜화관, 정문 등에 근무하는 수위아저씨들의 이런 이구동성을 들으며 기자는 대학원 5층, 정윤무 교수님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교수님 연구실 조교 박동균씨는 “교수님은 한마디로 청렴하고 대쪽 같습니다. 레포트나 출석의 성실도를 많이 성적에 반영합니다. 초등학교 때 ‘호랑이 선생님’을 연상하면 될 겁니다.”라며 정교수님을 설명한다.
  정교수님은 근 20여년동안 본교 수위아저씨, 경비, 근로직, 운전기사 아저씨 70여분에게 추석, 연말 1년에 2번씩 양말세트나 비누세트를 본관 수위실에 맡기며 “밤낮없이 학교 위해 고생하시는데 자그마한 선물이니 나눠 쓰세요”하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선물을 주고 있었단다.
  기자가 이런 행동이 어떤 동기에서 시작했는지 궁금해 하자 “내 철학은 한잔 얻어먹으면 두잔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내에서 가장 고마운 일을 밤낮으로 학교를 지키고, 돌보는 일이라 생각되어 조금이나마 심적 힘이 될까 해서 시작했는데, 이젠 이 학교에 있는 날까지 할 것입니다. 그리고 힘닿는다면 수위복지로 중·고생 자녀들에게 장학기금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라며 앞으로의 계획까지 말한다. 또, 그간 살아오면서 무엇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지 하는 물음에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 ‘사람과의 만남’을 가장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자 졸업생 모임, 동창회 등 한 달에 10일 정도는 모임에 참가합니다.”라고 답하고 우린 “너무 감사할 줄 아는 마음과 의사전달 수단만이 아닌 정이 흐르는 대화를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라며 요즘세태를 아쉬워했다. 끝으로 교수님의 수업신념과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대해 “우선 교수는 잘 가르쳐야 합니다. 격변하는 시대에 맞추어서 새로운 정보를 강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적당히 점수만 따겠다는 식이 아니라 반박과 의심을 갖고, 연구실이라도 찾아와서 같이 토론하는 그런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라며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시험지 답안을 정성스레 작성하고 많은 노력이 깃든 레포트를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이는 정교수님을 보며, 주어진 일에 충실하려는 소박한 모습 속에서 남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었다고 여겨졌다.
  이 가을 풍성히 영근 과일만큼이나 흐뭇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무쪼록 동악내에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기자는 연구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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