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군대 가라’는 말은 1994년도 즈음에 시작되었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군가산점제 폐지를 판결하기 전부터 그 소리는 조금씩 퍼져갔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여성징병제 청원 글이 게시될 때는 사회적 상황이 꽤 달라져 있었다.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군대는 남성들의 공간이자 특권으로 여겨졌다면, 이제 남성들에게 역차별이자 억울함을 지시하는 전형적인 예가 되었다. 남성만의 병역의무제는 남성들이 차별을 받는 사례로서 소환되어 반복적으로 인용됐다. 군 복무는 자랑스러운 남성의 일이 아니라 ‘시간낭비
1월부터 실시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에도 올해 2월, 캠퍼스 안전팀이 신설됐다. 캠퍼스 안전팀은 사고 대응 본부로서 교내 재난 사고 발생 시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컨트롤 타워다. 주 업무로는 산업 안전 관리, 소방 관리, 연구실 안전 관리 등이 있으며, 지난 4월에는 화재 대응 모의 소방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연구실 안전 관리에 대해서는 폐기물 분류 및 처리, 개인 보호구와 안전 용품 지급, 응급조치 교육 시행 등 안전한 연구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오는 30일까지는 연구실 안전 관리 캠페인을 시행하고
기업에 있어서 특허 포트폴리오는 가치 있는 투자이다. 광범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것은 기업이 자신의 성과를 확대하는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자신의 주요한 지식자산을 보호하는 기초적인 방안이 된다. 모든 기술 기업들은 전략적 특허 포트폴리오의 목적이 무엇인지,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시작점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개별 특허들을 특허 포트폴리오로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무엇이 전략적 특허 포트폴리오의 목적이 되어야 할까? 전략적 특허 포트폴리오를 가져야 하는 목적은
지난 6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박사급 인력 정책의 통계 인프라 구축 및 노동시장에서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의 특성 및 일자리 변화’를 발표했다. 박사조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과 교육부의 공동 국가승인통계로서, 전년도 8월 졸업자와 당해 연도 2월 졸업자를 대상으로 반기마다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통계 분석에서는 박사조사의 2016년부터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박사학위 취득자의 개인 특성 변화 및 노동시장 이행 현황을 살핀다. 단, 노동시장 이행 분석에서는 ‘학업전념 박사학위 취득자’와 ‘직장
지난 7월, 교육부가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향후 10년 반도체 산업 인력 전망’에 따르면 산업 규모의 확장세에 따라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약 12.7만 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도체 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인재 육성과 산업 성장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10년간 15만 명’ 양성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부는 대학운영 관련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현장성 높은 인재양성을 위해 직업계고부터 대학원까지 교육지원을 맡는다. 이번 방안
1920년대의 중국이라는 배경을 감안했을 때 송련은 드물게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이다. 그런 그녀도 가난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떠밀리듯 진씨 가문의 넷째 부인이 된 송련은 가장 먼저 하인을 배정 받고 발안마를 받는다. 머지않아 송련은 발안마가 그날 밤 진씨와 동침하기 위해 선택된 부인의 전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밤 내내 붉게 켜진 홍등과 발안마, 즉 진씨에게 선택 받았음을 증명하는 것들은 곧 권력이 되고, 가법은 집에 들어온 외부인을 천천히 구슬리며 길들인다. 얼핏 굉장한 대접을 받는 듯 송련은 결혼 후 며칠은
공원으로의 복원 공원의 공사가 시작되었다 자갈돌을 차례로 걷어낸다 누군가는 이 작업이 복원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무엇으로의 회복인지는 알 수 없고 다만 원래대로 돌려놓는 일을 기쁘게 여기라고도 했다 모든 속셈은 밤으로 향하고 트랙을 돌던 이는 경로를 이탈한다 공원에는 토끼 한 마리 다람쥐 한 마리 한 쌍이 아닌 한 마리씩 살았고 죽으면 새로운 한 마리가 복원되었다 공원의 방명록은 양측마비의 시간을 붙잡고 밤마다 짖는 개의 울음을 기록했다 두 그루의 나무가 뿌리를 잃었지만 세 명의 사람이 와서 땅을 파고 묘목을 심고 다시 땅을 다졌다
기후변화가 다양한 요인에 의한 지구 평균 기온의 변화를 일컫는 용어라면, 지구온난화는 산업혁명 이후 인위적인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한 기온 상승을 가리킨다. 2000년대 이후 이러한 용어가 근 백여 년간 인간의 행위가 초래한 변화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지질학적 용어와 더불어 기후 위기(climate crisis)나 기후 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 전에 없던 규모의 산불과 자연재해의 증가, 기록
지난 7월, 인하대학교 재학생 A씨가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가해자 A씨를 긴급 체포해 구속 수사했으며, 9월 13일에는 첫 공판이 열렸다.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최초의 기사 헤드라인은 “인하대서 여성 옷 벗은 채 피 흘리고 쓰러져… 경찰 수사”였다. 다수의 언론이 뒤따라 “탈의한”, “나체로”, “속옷 발견” 등 피해자가 발견된 당시의 상황을 선정적으로 묘사한 보도를 쏟아냈다. 사건의 기사화 단계부터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속보 경쟁을 시작하기 바빴다. “알몸으로 발견된 여대생,
동국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한용수 교수가 인문계열 연구업적 항목에서 2021년 최우수 교원으로 선정됐다. 한용수 교수는 국제언어문학, 인문과학연구, 중국어문논총, 한중언어문화연구, 외국학연구 등 14종 논문집에 27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에 동국대학원 신문사는 지금까지의 연구들과 향후 연구 계획을 듣기 위해 한용수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8월 24일 오후 1시, 만해관 B429호에서 진행됐다. 동국대학원 신문사(이하 ‘사’로 표기) :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코너는 지난 220
많은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마다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 청소를 했다. 읽고 쓰는 시간보다 닦는 시간이 더 많을 때도 있었다. 타일 사이에 낀 물때를 제거하고, 배수구 안에 걸린 머리카락 뭉치를 치우고, 솔과 클리너로 변기 안까지 박박 닦고 나면 화장실 안의 습기와 내 땀이 섞여 옷이 푹 젖어 있었다. 밖으로 나가 걷는 게 도움이 될 때도 있었지만, 가끔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환기가 아닌 회피로 느껴졌다. 당장의 자리를 벗어나 바깥으로 빙빙 도는 내 모습이 밉게 느껴졌던 것 같다. 중학생 때부터였다. 청소나 정돈을 강박적으로
「식품·의료제품 규제정책 심포지엄」이 지난 8월 26일 개최됐다. 식품생명공학과로 개명한 식품공학과는 1961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개설됐다. 3500여 명의 졸업생은 현재 식품산업 현장과 대학, 연구기관, 정부기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를 주제로 진행됐다. 개회사 및 축사를 시작으로, 이주형 식품안전정보원 정책연구실장, 안명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기획본부장,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가 발제를 진행했다. 토론회에서는
‘2022 Energize Dongguk JOB & CAREER Update Festival’ 슬로건을 내세운 취업박람회가 지난 9월 1일부터 7일까지 7일간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과 캠퍼스 일대에서 진행됐다. 국내 단일대학 최대 규모의 대면 취업박람회인 이번 박람회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은 물론 외국계 기업, 공기업, 유망 스타트업 등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취업준비생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개막식은 행사 첫날인 1일 오전 11시에 진행됐다. 건학위원회(이하 건학위) 위원장 돈관스님은 “
혐오 범죄를 타계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혐오 범죄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인종에서 성별 등에 이르기까지 특징을 향한 혐오가 사회에 만연하며, 그 동기는 행위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혐오 범죄 논의의 기폭제라고 할 수 있는 ‘강남역 살인사건’의 발생 이후, “특정 대상을 겨냥한 범죄 사례가 국내에 축적된 것은 없다”라는 당시 경찰청장의 발언은 이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혐오 범죄에 관한 우리나라의 논의 상황은 전환기에 있다. 혐오 표현이라는 사회 문제에 대해 그
과학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지금이 빅데이터의 시대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빅데이터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 정의를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소수일 것이다. 사실 필자에게 질문한다고 해도 한 마디로 딱 잘라서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에는 빅데이터가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의 능력을 넘어서는 대량의 정형 데이터, 또는, 데이터베이스 형태가 아닌 비정형 데이터 집합조차 포함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이다”로 설명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진 우리나라의 반지하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불량 주거다. 지난 달 100년 만에 온 집중 호우로 인해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인 참변을 당한 일은 어찌 보면 예견된 비극이었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여파로 게릴라성 집중 호우는 점점 더 잦아지고 있음에도 우리의 대비가 부실했던 것이다. 심지어 영화에서까지 반지하 침수의 위험성을 경고했음에도 살고 있는 사람이나 방재 당국은 무심히 시간을 흘려보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기후 변화와
영화가 세상의 빛이자 중심이요, 내 삶을 고동치게 하는 심장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1990년대에는 그랬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이 한 예술영화전용관에서 단관 개봉해 10만 관객을 동원하고, 지금의 시각으론 예술영화에 가까운 왕가위의 이 당시 대학생들의 필견 영화였던 시절. PC통신이 유행하고, 인터넷이 이제 막 깔리기 시작하던 그 때는 『씨네21』이나 『키노』 같은 영화잡지를 읽어야 영화 좀 본다는 소리를 듣던 때였다. 였던가? 극 중 대학생 성나정(고아라)이 영화 동아리방에서 선배들
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2012년 작이다. 영화는 가상의 장소 뉴 펜잔스 섬을 배경으로 하며 펜팔인 12살 샘과 수지가 사랑과 자유를 위해 ‘문라이즈 킹덤’으로 탈출하려는 이야기다. 탈출기를 기준으로 영화는 탈출을 시도하는 전반부와 실패로 돌아간 후반부로 나뉜다. 사춘기의 사랑과 방황 그리고 이들을 뒤쫓는 어른들 등 결코 신선하다고 볼 수 없는 소재와 뻔한 전개를 고집하는 대신, 감독은 이를 기반 삼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들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오케스트라는 악기별로 연주하다
역사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에 입학했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5학기 차에 복학할 때 즈음 한국불교사를 전공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그때 학과 선후배, 동기들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왜 역사 선생님 안 하고, 갑자기 불교사를 공부한다는 거야?” 불교를 좋아하고 불교사에 호기심을 가지던 내 모습을 보아온 도반들이지만, 불교사를 ‘전공’하겠다는 나의 선언은 선뜻 이해되지 못했다. 그것은 아마도 ‘교사’라는 안정적인 진로를 뒤로한 채, 가장 불안정하고 가난한 이미지의 인문 분야 연구자가 되겠다는 내 미래
지난 4월 8일, 전국대학중점연구소협의회가 한국인문사회연구소협의회(이하 협의회)로 명칭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했다. 협의회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사업 참여 연구소들 사이의 네트워킹 활성화, 협력, 연구 성과의 대내외 홍보 확산을 위한 모임으로, 순천대학교 강성호 교수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전국대학중점연구소협의회의 기존 임원진, 운영 내규, 건의문 역시 총회 의결을 통해 협의회로 이관됐다. 협의회는 전임 연구 교수와 연구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대학 연구소들로 구성되어 활동한다는 점에서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인사총)와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