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다섯 살의 젊은 문호가 타계한 지 일 년 만인 1937년 10월에 루쉰을 신중국의 성인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옌안의 전사 마오쩌둥이다. 중일 전쟁이 터지면서 긴 항전과 내전에 돌입한 직후의 일이다. 얼마 뒤 전쟁터 한복판에서 미래를 설계한 유명한 논문에서 마오쩌둥은 낡은 중국의 콩쯔(공자)를 대신한 루쉰이야말로 위대한 문학가일 뿐 아니라 위대한 사상가요 위대한 혁명가라 일컬었다. 이십 년 뒤인 1957년 3월에 마오쩌둥 주석은 만약 루쉰이 살아 있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공교로운 물음을 던졌다. 마치 집을 나간 노라가 어떻게
“기억은 수동적인 보관소가 아니라 의미를 창조해내는 적극적인 과정이다” (알렉산드로 포르텔리, “무엇이 구술사를 다르게 하는가”, 1991) 경험과 기억은 마치 시간적 차원에서 과거에만 국한되고, 경험과 기억을 이야기한다는 측면에서 현재와는 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재의 경험은 과거 경험의 연속선상에서 구성되고, 기억 역시 현재적 시점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점에서 경험과 기억은 역사성을 띠면서도 현재성을 갖는다. 포르텔리의 지적처럼 기억은 단지 과거 경험에 정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적 시점에서 그 경험을 해석하고 의
지난 9월 2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의 맨해튼 거리에서 행진에 나섰다. 지구적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에 동참한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이 오죽했으면 거리행진까지 나섰을까? 그만큼 기후변화는 심각해지고 있다. ‘6번째 대멸종’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금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지구상의 생물종 절반이상이 멸종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째 대한민국은 너무 조용하다. 기후변화는 대한민국의 정치에서 의제로도 취급되지 못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이다. 식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올해는 이런 별명으로 불렸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백주년이다. 원래 저 표현에는 희망이 담겨 있었다.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 전쟁을 처음 겪었던 인류는 그렇게나 참혹한 경험을 하고도 또 다시 전쟁을 벌일 만큼 무모한 사람(혹은 국가)은 있을 수 없다고 믿었다. 오늘날 우리가 알다시피,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인류는 제2차 세계대전을 벌였다. 홀로코스트를 경험했다. 핵폭탄을 사용했다. 1차대전의 사망자는 약 1천만 명, 2차대전은 약 5천만 명이었다. 이후에도 인류는 전쟁을 끝내기는커녕 나날
올해 초부터 전 세계는 피케티 효과로 뜨겁다! 40대 초반의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파리경제대학 교수가 쓴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장경덕 옮김, 글항아리, 2014)이 주인공이다. 영어로 695페이지, 국내서로는 820페이지에 이르는 대단한 분량의 이 책은 2013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것을 2014년 4월 하버드 대학 출판부가 출간하자마자, 전 세계 각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1세기 자본』의 요체는 이렇다. “자본 수익률이 노동 수
◇임 편집위원 = 김세연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면 편집위원 = 김두식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이상 9월 1일자
2014년 대학원 학술제가 오는 11월 27일 목요일에 개최된다. 이번 학술제에서는 올 여름 미국 서부로 학술문화기행을 다녀온 원우들의 기행문과 학술논문 발표회, 세미나팀 지원 사업의 팀별 논문 발표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학교 14대 교수협의회 “함께하는”(이하 교협) 회장으로 국어국문학과 한만수 교수가 선출되었다. 이번 학기는 총장 선출과도 맞물려 있는 중요한 시기라서 신임회장의 계획과 교협의 행보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학교당국과 교협은 서로 대립과 갈등의 국면에 처한 경우가 많았다. 한만수 교수는 우리대학의 현황에 대해 “지난 수년간 학교가 놀라운 발전을 하였다는 점에서 변화의 바람들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들, 즉 교육의 질 저하, 교수들의 사기 저하, 대학교육의 목표가 외부지표에 좌우되
회과학대학 학부생들은 지난 9월29일 혜화관에서 ‘앞담화’ 발족식을 갖고 공식적인 자치언론의 출범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대학원신문, 동대대신문, 동국포스트, 교지 등 대학언론 대표자들과 학생 4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정진호(정치외교학과 14)편집장은 “이미 학내에 다수의 언론사가 존재함에도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는 매체가 없어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우리가 알아야 할 일,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담기 위해 자치언론을 구상하게 됐다”고 창간 의도를 밝혔다. 이후 참석자들은 앞담화의 방향, 취재 아이템, 소통방식
일반대학원 체육대회가 지난 10월 15일 만해광장에서 개최되었다. 총 59개 학과 중 9개 학과(광고홍보학과, 경찰행정학과, 국어국문학과, 무역학과, 미술학과, 반도체과학과, 법학과, 연극학과, 전자전기공학부)에서 약 70여 명이 참가하여 열띤 경쟁을 펼쳤다. 이날 대회에서는 족구, 피구, 줄넘기, 이어달리기 등 단체전과 팔씨름, 훌라후프, 가위바위보, OX퀴즈 등의 개인 전을 비롯하여 총 10개 종목이 진행되었다. 각 종목의 우승팀과 우승자에게는 최신형 안마기 및 자전거, 문화상품권, 외장하드 등의 상품이 수여되었다.
하반기 일반대학원 학생대표자회의가 지난 10월 2일 6시 동국관 501호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대표자회의에는 총학생회 각국 사업보고 및 승인, 감사위원 선임 등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되었고, 연구등록비 책정 문제와 연구환경 개선, 기획강좌 강사료 과다 책정, 학생회 회계 및 감사 문제 등이 논의되었다. 하반기에 진행 예정인 주요 사업으로 대학원 학술제(학술문화기행 백서발간, 세미나팀 발표), 동국인 문화의 날, 기획강좌 등이 대표자들의 승인을 받았다. 타당한 연구등록비 책정 요구 이날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된 안건은 본교의 연구등록비
학술지 논문게재 장려금제도가 개선됐다. 일반대학원 재학, 휴학, 수료 중에 본인이 주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경우 신청할 수 있으며, 인문·사회·예체능의 경우 연구재단등재지에 50만원, 국제저명학술지에 200만원이, 자연·공학·의학의 경우 SCI에 100만원, SCIE에 50만원이 지급된다. 이 장려금은 그동안 본교 전임교원을 교신저자로 삼은 주저자에게만 한정 지급됐다가 “전임교원 지원사업”이라는 지적이 일자, 교신저자 없는 단독게재를 인정하되 반액만 지급해왔다. 신청희망자는 논문게재일자로부터 3개월 이내 유드림스에 연구실적을 등록하고
우리대학이 지난 달 6일 중앙일보 2014년 대학평가에서 전체 11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대학본부는 국내대학 TOP 10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들뜬 반응이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줄 세우기냐”며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중앙일보 평가를 거세게 비판했다. 선의의 경쟁을 하게 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사들의 주장과 달리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오히려 평가 성적을 높이는 데만 치중하다보니 내실이 약화되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불필요한 영어 강의 제도와 논문의 완성도 보
“진시황은 기존의 책을 불살랐지만, 저 신문사는 미래의 책마저 불사르고 있다!” 대학평가를 한다며 논문만 연구업적으로 인정하고 저서는 전혀 반영하지 않은 중앙일보를 향해 던진 한 교수의 비판이 학자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중앙일보의 평가에 맞춘 대학들이 저서 출판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지 않고, 논문 책임량 달성에 쫓긴 교수들은 책을 쓸 엄두조차 못 내고 있기 때문이다. 1994년부터 국내 대학들을 평가해 순위를 매겨온 이 신문사의 교수연구실적 평가지표에는 단 한 차례도 저서 출간이 포함되지 않았다. 비단 중앙일보뿐만 아니
한동안 글을 쓸 수 없었다. 철학적 클리셰로 말하자면 악신(惡神)이 내 귓가에서 ‘확신할 수 있어?’라고 속삭인 탓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 거친 현실이 결국 펜을 들게 한다. 사회 곳곳에 드러나는 퇴행 현상은 우리가 21세기 민주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지 의심하게 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시민 사회 간에 음모론의 되먹임 현상이 끊이질 않았다. 천안함 음모론에서 세월호 음모론, 여기에 화답하는 종북 음모론까지. 음모론은 권력과 정보와 시선이 비대칭적인 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의혹이다. 그리고 제기되었던 음모론 중에 음모가 실재했던 것도
사람들이 뉴스와 신문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이유에서 사건의 진실을 정확히 보도하는 것을 언론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여긴다. 지금도 진행 중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사건이 발생한 당시 대다수 주류 언론들이 보여준 허위 보도는 많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국민의 생사가 풍전등화인 상황에서도 언론이 이러한 행보를 하는 것은 단순한 실책상의 문제가 아니다. 해당 언론의 소유자와 보도자의 의도가 반
세상을 좋게 만들자동국대 대학원 신문사 화이팅 김 승 일1아까 유주 언니가 바빠서 미쳐버릴 것 같다며 자기가 하나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도 내가 하나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정말로 나도 유주 언니도 하나씩 더 있고 자기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는 유주 언니랑 내가 사실은 최근에 복사된 유주 언니와 나다 진짜 우리는 우리의 대화를 도청하면서 쌍안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친구다 사실 나는 유주 언니다 동국대 신문 구독자들이여 쉽게 설명하면 유주 언니는 지금 유주 언니와 대화를 나누고 있고 그 중 한 사
2000년대 중반 이후 미술 시장이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주목을 받긴했지만 전시가 대중적이지는 않다. 특히 현대 미술로 올수록 대중들과의 괴리는 크다. 평균 수준의 한국 미술 소비층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의 회화 경향(후기 인상파나 큐비즘 등)을 넘어서기 힘들고 그 이후의 현대 미술의 다양한 실험들은 여전히 해독되기 힘든 난수표다. 사실 현대 미술의 전위적 경향과 여기서 파생되는 난해함을 느끼는 것은 한국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미술이 대중화되어 있는 서구 사회에서도 개념미술과 같은 실험적 경향들이 완전히 대중화되지는 못
학술관은 조용하다. 다사다난한 학부생활을 마감하고 대학원에 입학해 한 학기를 보내면서 들었던 느낌이다. 학생회비 감사며 갖가지 행사에 대한 갑론을박과 등록금인상, 학제개편 등 토론이 끊이지 않는 학부에 비해 여기는 얼마나 잠잠한지. 대학원생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비싼 등록금이 부담스럽고, 듣고 싶은 전공 수업 수강생은 스무 명이 훨씬 넘어가고, 물 새는 학술관은 불안한데 이에 대해 목소리 높여 이야기 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죽치고 시간을 보내던 문화관 예술대 학생회실이 바로 옆이건만, 보이지 않는 막이라도 있는 것처럼
일반대학원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사업들 중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이 여름방학동안 소리 없이 치러졌다. 최소한 재정 면에서 최대인 이 사업은 다름 아닌 학술문화기행이다. 총학생회는 지난 학기 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때부터 기행지역을 설문조사했고, 학교 측으로부터 예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원받았으며, 참가인원도 잡음 없이 선발했고, 7박 8일의 일정도 무사히 마쳤다. 너무도 평온한 준비였으며 진행이었다. 평온함이 문제인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 평온함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기행지 선정과정이다. 총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