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동적인 문화 향유자였던 대중들은 첨단기술의 발달로 콘텐츠를 직접 창조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문화 향유자로 탈바꿈됐다. 기술과 문화의 조우는 대중들이 문화콘텐츠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문화 발전의 결과물이 향하고 있는 곳이 ‘미래’가 아니라 ‘과거’라는 점이다. 특히 ‘복고 현상’이라는 문화적 흐름은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상품화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문화콘텐츠 분야에 있어서도 새로운 현상들을 일으키고 있다. 노창현의 논문 「대중음악 복고 현상에서 문화 기억의 작동방식 연구」는 복고현상의
“직업이 뭐예요? 무슨 일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잠시 머뭇거린다. 질문자가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면 “프리랜서로 집에서 일해요”라고 짧게 답한다. 나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능력을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면 “전문 번역가입니다”라고 답한다(프리랜서라는 말은 뺀다. 그래야 백수가 아니라 내 앞가림 정도는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십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인사가 아니라 심도 있는 대화로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사람, 혹은 나의 관심사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사람에게는 “현재는 대
1990년대 이후 한국문학 특히 소설의 양상은 이전시대와는 많이 달라졌다. 작가와 독자 양자가 기대고 했던 문화적 토대자체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87년 민주화와 뒤이은 공산진영의 해체는 1980년대까지 공고하던 ‘운동(movement)으로서의 한국문학’을 근본부터 뒤흔들었다. 그 와중에 새로운 세대는 디지털 신(新) 테크놀로지와 고도성장의 열매인 각종 소비문화적 소양을 전면에 내세운 ‘신세대문학’을 선보였다. 기존의 문학인들에겐 아찔하게 보였을 상황이었겠지만 이러한 경향은 ‘현대문학’ 발전과정의 필
지난 5월 2일 동국대 ‘소통·공감 홈페이지’가 개설됐다. 소통·공감 홈페이지는 동국대 구성원들의 의견제시, 정책제안 등을 위한 온라인 채널이다. ‘동국인의 제안’이라는 코너를 통해 구성원들은 학교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30일 간 200개 이상의 공감을 얻은 제안은 해당부서에서 시행여부를 검토한 뒤 7~15일 이내에 답변한다. ‘동국 리서치’는 학교가 능동적으로 특정아젠다에 대한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만들어진 코너이다. 현재 ‘교육수요 만족도 제고 방안’, ‘신입생입학 전 프로그램 강화’, ‘강의우수교원 제도
2014년 11월, 나는 당시 다니고 있던 대학 학보사에 칼럼을 투고했다. 계기는 간명하다. 2014년이 저물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바다에 빠졌고, 신해철은 정말 노래가 되었다. 그것들이 세상에 아로새긴 어떤 ‘징후’들을 글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심을 다해 썼다. 며칠 후 신문사로부터 내가 쓴 글이 신문에 실리게 될 거라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끊고 잠시 상상했다. 누군가 신문을 펼쳐 이 기사 저 기사를 살피다가, 우연히 발견한 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할지. 동의할지 아니면 그렇지 않을지. 그 과정을 머릿속에
강사법은 있는데 강사가 사라지고 있다. 강사가 줄어들면서 대학 내 개설된 교과목의 수도 줄어드는 중이다. 교과목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감당이 안 돼 전임교수가 맡아야 할 강의시수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수업의 질이 하향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교과목의 수가 줄었기에 학생들의 선택 폭이 줄어든다.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와 임용 기간을 부여, 보장하고 방학 중에도 급여를 지불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강사법은 대학구성원과 학문후속세대에게 진통을 야기하고 있다. 오는 8월 1일 강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 진통
의 물성(物性)을 동사로 표현한다면 ‘흐르다’일 것이다. 이 영화는 끊임없이 어딘가로 흐른다. 인물들은 쉼 없이 움직이고, 카메라는 패닝(panning, 수평 찍기)의 움직임을 통해 그들의 삶을 유영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외화면의 소리들은 프레임 안으로 파도치듯 밀려들어온다. 이 같은 영화의 액체적 리듬감은 가 역사와 개인,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하나의 율격이기도 하다. 주인공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는 그러한 영화의 액체성을 체화하고 있는 인물이다. 멕시코의 한 중산층 가정인 소피아(마리나 데
영화 (2012)에서 로렌스는 애인 프레드에게 자신이 실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임을 고백한다. 프레드는 충격에 빠진다. 이원 젠더 체계에서 한 인간은 ‘여자 혹은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 평생 그에 상응하는 젠더 정체성을 갖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여성은 남성에게, 남성은 여성에게 성적(이거나 로맨틱한) 끌림을 느껴야 한다. 우리는 통상 상대방의 정체성을 묻지 않은 채 사랑을 고백하고 연애에 돌입한다.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얼굴, 체형, 목소리, 행동, 외모를 꾸미는 방식 등을
국회가 난장판이다. 쇠 파이프와 최루탄이 난 무한 시기는 지난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무리지 어 힘을 과시하던 야당 의원들도, 007 작전하듯 빈 회의장을 전전하는 여당 의원들도 길바닥 시 위의 현장에나 어울려 보였다. 마치 성전에 임하는 양 치열하게 몸으로 싸운다. 갈등을 말로 해 결하라 만들어진 곳이 콜로세움의 전쟁터가 되었다. 의장실 성추행 공방도 등장했다. 한 쪽은 성추행이라며 흰 꽃 행진까지 한다. 다른 한쪽은 자해공갈단의 행태라 비난한다. 국민의 분노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파렴치 범죄 행각을 목격할 때의 분노다. “(임
동국대 중앙도서관(관장 김갑순)이 국회도서관이 주관하고 한국학술정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17차 연례 정기총회’에서‘국회도서관장상’을 수상한다. 학술 정보원문 및 저작권 공유 실적, 전자 도서관 이용 실적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이에 대해 김갑순 관장은 “그동안 도서관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땀 흘린 보람의 결실을 맺고 있다”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앞으로 더욱 학술정보 공유와 협력에 앞장서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학술정보협의회는 오는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경주시 힐튼 호텔에서 제17차연례 정기
박우성 영화평론가가 제작·각본·편집에 참여한 영화 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Cinefoundation)’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는 연제광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우리 대학원 영화영상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박우성 평론가가 공동으로 제작·각본·편집에 참여했다. 박 평론가는 제29회 영평상 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영화평론가로 등단했다. 는 여성 중국동포 노동자에 관한 영화로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처한 힘겨운 현실을 그리고 있다. 박 평론가는 “이전에도 제자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
안산시가 전국 최초로 지역 내 모든 대학생을 대상으로 ‘반값등록금’을 추진하기로했다. 윤화섭 안산 시장은 지난 4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산시 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를 제정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관내 모든 대학생에게 본인 부담 등록금의 50%를 지원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반값등록금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장학재단은 올해 초 등록금 지원비를 증액했다. 대학생 3명 중 1명이 사립대 평균 등록금의 절반 이상을 지원받도록 한 것이다. 교육부는 “소득 8구간 이하 가구 대학생에게 약 3조 6000억 원을 투입
1. 미메시스는 무엇인가. 그 어원은 그리스어인 mimeisthai 이고 명사형이 mimesis 이다. 미메시스는 ‘모방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모방하는가. 어떻게 모방하는가. 혹은 왜 모방하는가. 이런 물음이 제기된다. 첫째, 모방의 일차 목적은 자연과 관계된다. 인간이 자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모방한다. 생존의 확률은 인간이 자연과 더 많이 닮아갈수록, 더 많이 자연의 힘을 파악할수록 높아진다. 둘째, 인류가 진화하면서 발생하게 된 국가와 사회, 혹은 문명이라는 제2의 자연은 더 복잡한 미메시스 능력을 요구한다. 그렇다
2019년 8월 1일, 강사법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강사법은 교원으로 지위를 인정, 1년 이상의 임용 보장, 방학 중에도 급여지급 등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발제되었다. 교육부는 올해 강사법 시행 예산으로 288억 원을 책정했으나, 대학 측은 강사들에게 방학 중 급여와 퇴직금까지 지급하려면 연 3300억 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 결과 7만 5천여 명의 시간강사 중 이미 2만여 명의 시간강사가 해고(비정규교수노동조합 추산)당했다. 본지는 강사법 시행을 앞둔 과도기적 상황에서 시간강사의
김성민 동국대 의료기기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가 의료기기산업 및 의료기기특성화대학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료기기산업은 중요한 융합산업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만큼 건강과 관련된 분야는 소득이 올라간다”라며 의료기기산업이 고부가가치 신산업이라는 점을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동국대 의료기기특성화대학원은 정부로부터 5억 원가량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적어도 10억 원에서 15억 원을 지원받아야 인력 양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있다”라며 순수기술개발 분야에 비해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
전주국제영화제는 굳이 시간내어서라도 가볼 만한 영화제이다. 여기서 방점은 ‘영화’보다는 ‘전주’에 더 강하게 찍혀있다. 사실 영화제에서 좋은 영화를 만나기는 참 어렵다. 감독과 제목, 시놉시스 정도의 정보만 보고서 감에 의존해 영화를 선택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영화를 많이 보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영화제 참석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꼭 좋은 영화를 봐야겠다고 한다면, ‘단편경쟁’ 섹션을 선택하길 권유한다. 한 자리에서 여러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만큼 좋은 영화를 만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보
지난 4월 4일, 우리는 사상 최악의 산불을 겪었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변압기에서 시작된 불이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의 동시다발적 산불로 확산되면서 1,757㏊(여의도 면적 6배)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강원도 산불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최근 20년 전후로 대한민국에는 역사에 남을 만한 산림 화재가 발생했다. 1996년에 발생한 고성 산불, 2000년 동해안 일대 대형 산불, 그리고 2005년에 일어난 양양 산불이다. 20여 년에 걸쳐 발생한 삼림 화재로 우리 국토는 3만㏊에 달하는 귀중한 삼림을
동국대 전산원에서 부착한 신입생 모집 포스터가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포스터에는 이른바 ‘인서울(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이 아닌 학생을 혐오하는 내용으로 비칠 수 있는 문구가 적혀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포스터에는 ‘지방대로 납치당한 친구를 추천해 보실게요~’, ‘관상쟁이 양반~ 내가 인서울 갈 상인가~~?’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포스터 내용을 그대로 풀이하면, 서울이 아닌 지역에 대학을 진학한 학생은 ‘납치’당한 사람이 된다. 사전적 의미로 납치는 ‘강제 수단을 써서 억지로 데리고 감’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