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교대역으로 향한다. 아침 단잠이 그리운 시간부터 사람들이 뉘엿거리며 술을 마시는 시간까지 꼬박 하루를 학원에서 일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합쳐 스물 네 시간, 이틀간 버는 임금이 평일을 살게 한다. 일 한지 만 삼 년이 되었다. 이제 오랜 습관 같아서 딱히 주말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몇 주 전부터 토요일 오후가 되면 스피커와 확성기 소리가 들린다. 서초대로가 멀지 않는 학원 안으로 구호와 노래들이 들이친다. 서초역 대법원 앞에서 진행되는 ‘조국 수호 집회’가 교대역 어귀까지 이어져 있다. 처음 집회가 진행될 때 현장을 둘러봤
동국대학교 박물관은 10월 15일부터 약 3개월간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동국대학교 박물관 2층 특별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전시는 100년 전 항일운동의 선봉이 되었던 불교계의 활약상과 불교정신이 담긴 유물들을 선보인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각각 ‘격동기의 조선, 그리고 일본의 침탈’, ‘불교, 일제에 저항하다’, ‘한국 불교를 수호하다’, ‘전통 위에 도약하다’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장 입구에 ‘진관사 태극기’가 위치한다. 2009년 은평구 진관사 칠
대학원에 대한 첫인상을 떠올려 본다. 그것은 설렘도, 어떤 다짐도 아닌 ‘7,949,000’이란 숫자였다. 학부를 갓 졸업한 내가 거의 800만 원에 육박하는 전문대학원 등록금을 낼 방법은 학자금 대출밖에 없었다.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들어간 장학재단의 홈페이지, ‘제때 돈을 갚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하는 동영상과 온라인 안내서를 보며 말할 수 없는 부담감을 느꼈다. 4학기 중 1학기 등록금을 2022년 7월이 되어서나 다 갚을 수 있다니. 아니, 그 안에 갚아야 한다니. 만약 4학기를 다 대출로 다
동국대학원신문은 논문심사비 명목으로 교수에게 ‘거마비(車馬費)’ 등 을지불하거나 요구받은 사례, 관행에 대해 제보 받습니다.e-mail : dgugspress@dongguk.edu
대학원생 조교 처우를 개선하고, 교수 등의 갑질로부터 조교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 가이드라인인 ‘대학원생 조교 표준복무협약서’ 체결률이 도입 6개월 만에 38.6%를 기록했다. 교육부가 제출한 ‘대학원생 조교 표준복무협약서 체결 현황’에 따르면, 교육부에 등록된 국내 대학 총 233곳 중 지난 7월 기준으로 서울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90곳이 조교 대상으로 표준복무협약서를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약서를 체결한 대학원 조교 수는 18,858명으로 조사됐다. 해당 협약서는 ‘교수 갑질’, ‘노예 대학원생’ 등으로 대표되
‘대학생 주거권 보장을 위한 자취생 총궐기 기획단(이하 자취생 총궐기)’이 지난 10월 5일 청계광장에서 출범했다. 본 기획단은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대학생들의 열악한 주거 환경의 책임을 정부에게 물으며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세계 주거의 날은 매년 10월 첫째 주 월요일로 전 세계 열악한 주거환경의 심각성을 알리고 안락한 거주지를 가질 권리를 주창하기 위해 국제연합(UN)이 제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본 단체는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와 동국대, 성신여대 총학생회 등 총 16개의 학생단체 및 대학 학생회로 구성됐다.
위조지폐를 만드는 범죄자와, 이를 진폐와 식별하는 경찰이 있다. 범죄자는 끊임없이 위조지폐를 진폐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려 노력하고, 경찰 역시 이에 맞춰 위조지폐를 더욱 세심하게 위폐를 골라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서로가 각자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습득한 노하우나 기술이 공유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경찰은 더욱 세밀한 부분까지 진폐와 위폐를 구분할 수 있게 될 것이지만, 위조지폐범 역시 경찰이 위폐를 식별하는 요소들을 무력화시키는 더욱 정교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이 끝에
일반대학원이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프로젝트 인정 학점을 확대하고 학기 단위의 학점 인정 제도를 신설하는 등 ‘연구 프로젝트 학점제 운영제도’를 개선했다. 연구 중심의 학위 과정 운영 및 연구능력 강화를 위해 개선된 해당 제도는 올해 2학기부터 적용됐다. 구체적으로 국책 및 산학과제 참여 연구, 학술지 논문 투고 및 게재, 학술대회 발표 등 대학원생 학술연구 활동 활성화 부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프로젝트 학점제’는 학기 중 지도교수의 지도하에 90시간 이상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연구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아 3학점
이번 학기 중 임시총학생회장 윤성준 씨(사학과, 박사수료) 주도하에 총학생회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총학생회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원총 사업들이 무력화됨에 따라 원우들의 피해가 축적돼 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 진행 소식은 그간 쌓여온 원우들의 불만과 기다림을 해소해 줄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동국대학원신문은 원총 선거 진행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정황을 전달하기 위해 윤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지난 10월 24일 오후 2시에 유선상으로 이뤄졌다. 「동국대학원신문사」 측에서 김태환(영화영상,
나는 죽어가는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지금껏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절벽에 서서 바다를 보기로 결심한 사람 그리하여산으로 빠지는 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 지나친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겁쟁이로 살다가 겁쟁이로 죽어가는 사람으로서 평생 다른 겁쟁이들을 증오한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가령 여기까지 오는 길 지갑을 주웠는데 정말 아무도 없었는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사람으로서 여기까지 도달한 수고와 노력이 아까워 계속 가보기로 결정한 사람으로서바다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폭력은 안 돼 살
한국에서 촛불집회의 역사는 제법 오래되었다. 언론에 기록으로 남은 것 중 가장 오래된 촛불집회는 1974년 9월 26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명동성당에서 주최한 기도회 겸 집회다. 당시 천주교 사제들과 신도들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올린 뒤 가두행진을 하며 민주헌정의 회복과 긴급조치 무효화를 주장했다. 대부분의 천주교 성당에서 성모상과 봉헌초는 함께 배치되어 있는데, 성모 마리아께 죄인들을 위하여 기도해줄 것을 바라며 신자 개개인의 간절한 소망과 염원을 담아 촛불과 함께 봉헌하기 위함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국가폭력에 의해 고통받던
서울은 아득하다. 한끝에서 다른 끝에 닿는 일은 막막하고, 표정을 삼킨 사람들 곁을 지나는 일은 험난하다. 헤아릴 수도 없는 정거장과 역들이 장소들을 긴밀하게 엮고 있지만, 목적지에서 목적지로 이어지는 일상에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은 멀다. 변덕스러운 도시 속에서 시간은 무심히 지난다. 자꾸 틈이 벌어진다. 그사이의 기억과 공간이 서울을 지탱한다. 갈라진 틈에 거리예술이 자리한다. 축제라는 비일상은 거리를 공연장으로 만들고, 관객과 배우의 벽을 허문다. 배우는 관객에 대해 묻고, 시민은 무대가 된 거리에 참여한다. 거리예술축제는 익숙
본사사령◇ 임편집장 = 김태환(영화영상 박사과정)편집위원 = 김민범(국어국문 석사과정)◇ 면편집장 = 송석주(영화영상 석사과정)이상 9월 1일자
최근에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의 논란에 묻혀버리는 느낌이지만, 일본상품 불매운동은 지속되고 있다. 이 문제는 조국 논란보다 더 중요하며, ‘냄비언론’의 단순한 현상 중계식 반응보다 훨씬 더 깊게 짚어 봐야할 대목이 많다. 불매운동의 배경인 한일 갈등은 물론 대법원 판결이라는 비정치적 사건에서 촉발되었으나, 곧바로 매우 정치적인 현안이 되었다. 특히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상징적으로 확인되듯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동북아의 오랜 블록대립 체제가 심각하게 동요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갈등은 증폭되었다. 그런 만큼 앞으
대학 행정조교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에 해당된다는 판단이 고용노동부에 이어 검찰에서도 나왔다. 지난 8월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동국대학교와 한태식 전 총장(보광스님)을 상대로 낸 기소 의견에 대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7월 25일 기소유예와 증거불충분,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다만 검찰은 “행정조교에게 적용되는 조교임용규정은 조교의 임무, 자격, 임용절차 뿐 아니라 해고와 징계 사유까지 규정돼 있어 실질적인 취업규칙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학장과
태풍이 지나가는 주말, 빈 연구실에 홀로 앉아 동국대학원신문의 첫 마감을 한다. 석사 두 번째 학기를 시작하며 동국대학원 신문사에 들어오게 되었다. 대학원에 들어가면 신문사에서 일해야겠다고 학부 때부터 마음먹었다. 먼저 진학한 선배가 신문사에서 일한다고 들었고,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때부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신문사 일을 하고 싶었다. 지난 학기, 신문을 꼼꼼히 읽으며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상상했다. 기사를 쓰기 위해 낯선 분야의 연구를 조사하며 무지함을 체감하고, 선배의 아주 긴 졸업 논문을 읽으며 아득하다고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주관적인가 아니면 객관적인가?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미는 주관적이다. 그러기에 “내가 아름답지 않다고 느끼는데 누가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 “그저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면 그뿐이지 무슨 말이 필요한가” 등과 같은 다소 냉소적인 말에 대해 반박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과연 미가 주관적이기만 할까? 그렇다고 간단히 말할 수는 없다. 당신은 아름다움을 욕망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아름다움을 모른다면, 어떻게 아름다움을 욕망할 수 있겠는가? 플라톤은 현상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