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략경쟁의 본격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전쟁 발발, 가치사슬과 공급망의 교란,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고도화, 인플레이션과 금융 위기 등 지금은 이른바 복합위기의 시대이다. 무엇보다 현재 진행 중인 2개의 전쟁은 진영충돌, 종교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중전략 경쟁의 본격화와 진행중인 2개의 전쟁 등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군사충돌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 대만해협과 한반도이다.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
30대 중반의 A씨는 IT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한다. 주로 혼자서 업무를 보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팀 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가끔 고객과의 미팅도 있다. 코딩 실력은 뛰어나지만, 회의에 지각하는 일이 잦고 약속한 마감일을 지키지 못해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팀장은 A씨를 책임감 없고 성실하지 않은 직원으로 평가하지만, A씨는 자신이 게으른 것이 아니라 자주 잊어버려서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누구라도 주변에서 A씨와 같은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정말로 게으르거나 책임감이 결여된 사람일 수도
불교의 연기법에 따르면 모든 것이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사유 방법을, 어떤 조건에도 변치 않는 실체를 상정하는 초월성과 대비하여 내재성의 사유라 한다. 모든 것이 조건에 내재적이란 말이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옳다, 선하다, 아름답다는 판단이 조건을 떠난 분별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니 불교에는 미학이란 불가능해 보인다. 미학이란 미추를 분별하고 그 이유나 근거를 밝히는 것이니까. 그래서인지 불교는 대단히 정교하게 발전된 철학은 있지만 그 긴 역사 속에서 미학은 따로 존재한 적이 없다. 정말 불교미학이란 불가
사역(寺域)에 들어서 부처님이 계신 대웅전에 이르는 길을 떠올려 보자. 경내로 들어서는 도중 일주문, 천왕문, 해탈문과 같은 여러 개의 문을 지나칠 것이다. 그 중 천왕문을 지날때는 험악한 인상을 자랑하는 거대한 조각 네 구를 만나게 되는데, 잔뜩 치켜올린 숯검댕이 눈썹 아래 부릅뜬 눈, 용 비늘 같이 탄탄한 갑옷과 무기로 무장하고 발 아래로 고통에 몸부림치는 생령(生靈)을 복속시킨 무장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들은 동서남북 사방에서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불교의 호법신 ‘사천왕’으로, 사천왕은 고대부터 탑이나 건물 등에 부조되거나
우리대학은 지난달 31일 정각원장에 제정스님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스님은 31일 본관 4층 법인 접견실에서 제정스님에게 이사장을 전달했다. 임용장 수여식에는 윤재웅 총장과 관계자들이 함께했으며, 임기는 이번달 1일부터 2025년 10월 31일까지다. 제정스님은 우리대학 대학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금강산 신계사 도감, 학교법인 동국대 감사, 정각원 교법사, 불교문화재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응석사 주지, 문화재청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동국씨어터랩에서 공동 제작한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가 지난 24일부터 5일까지 우리대학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동국씨어터랩은 우리대학 영상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출신 제작진과 배우들로 구성된 팀이다. 연극 은 2013년부터 서울에서 초연을 시작해 전국을 순회하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번 공연은 우리대 연극학부를 졸업한 이윤미 배우가 출연했을 뿐 아니라 프로듀서를 맡았다. 또, 연극학부 조준희 교수가 제작 감독으로 참여했다. 연극 ‘여보 나도 할 말 있어’ 찜질방에 모인 각
지난 10월 19일 교육부는 비수도권 대학원의 학과 및 학생 증원 시 4대 요건 적용을 배제하는 「대학설립·운영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또한, 대학원의 교육과 연구 성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비수도권 대학원의 발전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교육부는 대학원 정원 운용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대학설립·운영규정」을 개정할 것임을 밝혔다. 대학원 정원 순증 시 4대 요건(▲교지 ▲교사 ▲교원 ▲수익용기본재산)을 모두 충족해야 했던 현행조건이 비수도권 대학원에 한해 4대 요건 적용 배제로 개선된다
우리대학 미술사학과 석사과정 원타스님이 지난 5월 13일 도난당한 정혜사 산신탱을 환수했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혜사는 전주 완산구에 위치한 대한불교보문종 사찰로 30여 년 전 산신탱을 포함한 삼성각의 탱화를 모두 도난당했다. 30여년 간 묘연했던 정혜사 산신탱의 행방은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진행된 고미술 경매에 산신탱이 출품된 것이다. 탱화 같은 성보문화재들은 도난당한 뒤 원래 있던 사찰에 돌아오기 어렵다. 문화재 밀매업자들이 도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림 위를 덧칠하거나 불화의 조성 기록인 화기(畫
류승윤 교수(교신저자), 이창민 박사과정과 Hamad 석사과정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안정성을 개선하고 전력 변환 효율을 향상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연구 성과는 라는 제목으로 관련 분야 최고 수준 학술지인 「Solar RRL」에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
코끼리의 코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그네를 타다가 뛰어내려 봐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어 허공에서 발을 마구 구른다 고개를 들면 인사말이 내려와 어깨 위로 쌓인다 그네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면 공터의 용도가 달라진다 이제 반경 오십 미터에서 눈보라가 치지 않는다 나는 아직 허공에 있으므로 몸이 공기를 늦추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네의 줄을 놓쳤을 때 얕게 돋아나는 소름 놓치는 순간 머릿속에서 줄넘기를 하는 여자애가 독백을 시작한다 다음 날 아침에 새학기가 시작돼 그러니까 다른 곳은 꼭 필요해 내게 익숙한 곳 변하지 않는 곳으로
우리대학 여해연구소(소장 김광용 박사)가 제2회 학술심포지엄 ‘다시보는 인간 이순신’을 개최한다. 학술심포지엄은 이번달 11일 오후 3시 문화관 학명세미나실에서 120분간 진행될 예정이며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와서 들을 수 있다. 발제자로 영화 명량, 한산, 노량의 감독으로 유명한 김한민 영화감독을 비롯한 4명의 이순신 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다.연구소의 명칭인 여해(汝諧)는 ‘네가 화합하라’는 뜻의 이순신 장군의 자(字)이며, 여해연구소를 만든 목적은 이순신의 사상과 인품, 애민, 애국 정신을 오늘날에 되살려 재평가하는 것에 있
나는 붙잡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마포구의 붓카케우동 전문점 에서는 인원 수에 맞게 메뉴를 시킬 경우 면을 얼마든지 리필해준다 배가 불렀지만 세 번째 리필을 시켰고 결국 다 먹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들자 집에 싸가서 간장을 뿌려 먹으면 끝까지 즐기고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 또한 들었다 점원이 비닐봉지를 든 내 손목을 붙잡았고 나는 붙잡을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었다 안이 너무 더워서 밖에서 먹으려는 거예요, 그러자 점원, 문을 활짝 열어주며, 그럼 이 앞에서 드셔보시라고 좋지…… 그런데 마을버스 정거장 이름은 누가
예능 의 가장 큰 포맷은 무작위성에 있다. 출연자들이 놓여질 환경과 다음 행동은 동전 던지기로 모두 결정된다. 이 동전 던지기는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있는 현대 사회에서 과연 인간의 선택이 과연 주체적일 수 있는가?에 관한 물음을 던진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 선택의 총체성을 상징하는 환경은 정말 스스로 불러온 재앙인지, 사회적으로 약속된 무의식적인 선택으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상황 자체가 태어날 때 그저 펼쳐진 것인지에 관해 사유하게 한다. 특히 홍김동전 15, 16화의 수저게임은 고정된 상황에서 시작된 무작위와 행동
동생과 후쿠오카에 다녀왔다. 동생도 나도 한국 바깥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처음이었다. 당연하고 익숙한 지금의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일본으로의 여행을 결정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낯선 도시에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주문을 하고 음식을 먹고 산책을 하면서 나는 내 몸에 달라붙어 있는 오래된 질서, 내가 내 몸에 기입한 그 질서로부터 얼마간은 멀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오랜 시간 나를 운용해 온 질서와 규칙을 따르지 않고. 걷고 먹고 마시고 눕고 잠을 자는 이 모든 일상적인 행위들을 익숙한 공간 바깥에서 제멋대로
최근 미디어에서 외국인을 희화화하는 장면, 그리고 그것을 불편하게 바라보지 않는 대중의 반응을 보면서 묘한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위켄 업데이트’ 코너에는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이자 아이돌 지망생 겸 리포트인 응웨이(배우 윤가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해당 코너는 응웨이가 한국인 앵커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되는데 응웨이라는 캐릭터를 형상화하는 방식이 조금 이상하다.응웨이는 꽃무늬 원피스 위에 노란 자켓을 걸치고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리포트를 진행한다. 그는 리포팅 도중 SNS 챌
뜬금없지만 필자의 애청곡을 소개해볼까한다. 이소라의 ‘Track 9’이다. 다음은 가사의 일부다.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존재하는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Track 9의 가사를 들어보면 ‘인생무상’이 묻어난다. 어릴 적 우리는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커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무언가 헛헛하고 서운하다. 이 땅에 던져지듯태어나, 세상의 흐름에
작년 여름, 섬에서 물에 뜨는 법을 배웠다. “온몸에 힘을 빼고 물에 몸을 맡기면 돼.” 뜨는 법을 가르쳐 준 친구는 말했다. 1) 온몸에힘을 빼고. 2) 물에 몸을 맡기기. 첫 단계서부터 어려웠다. 몸에서 힘이 빠지질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물속에서 수직으로 꼿꼿이 선 몸을 자꾸만 눕히려 시도하며 거듭 중얼거렸다. 힘을 빼자. 힘을 빼자… 그러나 생각을 하면 할수록 몸에 힘이 실렸다. 힘을 빼야 한다는 생각을 비우고 눕듯이 몸을 가볍게 띄워야 했는데 생각을 비우는 일이 문제였다. 물에 뜨고 싶었던 그 순간뿐 아니더라도 내게 생각을
‘코로나세대’의 학습 결손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력 격차가 심해져 사교육 수요가 늘어났고, 그 결과 초·중·고등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 그 기사의 중심 논지였다. 사교육 시장과 코로나19의 상관성을 정치하게 분석한 내용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그보다 더 내 눈길을 끈 것은 ‘코로나 세대’라는 신조어였다. ‘OO세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시대에 코로나세대는 정확히 어떤 세대를 가리키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정
강원도 인제군 소양강변에는 ‘소양강 처녀상’으로 불리는 7M에 달하는 동상이 있다. 2005년 춘천시가 국민 애창곡으로 꼽히는 트로트 대중가요 (1969)를 기념하면서 소양강 홍보 효과를 위해 건립한 이 동상은 소양강 풍경과 조화를 이룬 대중문화 기념물이기도 하다. 10여 년 후인 2017년, 그 동상과 그리 멀지 않은 소양강변에 또 다른 동상이 건립되어 사진 찍기 배경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2년간 공사 기간을 거쳐 조성된 문화공원에 등장한 이 동상은 ‘마릴린 먼로 in 인제’라는 작품명을 갖고 있지만, 속칭 ‘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