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동국대 민주원총동문회(이하 민원총)가 제33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민원총은 보고서를 통해 ▲학생대표자회의 소집의무의 방기 ▲감사위원회 미구성 ▲학생회 연례사업들의 방관 ▲공약불(성실)이행 등을 현 원총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민원총은 우선 각 학과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학생대표자회의를 연 2회(학기당 1회) 소집해야 하나 현 원총은 이 의무를 저버렸다고 명시했다. 또한 원총은 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생회 사업의 예산 및 결산에 대해 정기감사를 연 2회, 회계감사를
11월 3일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미 대선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행사이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바이든이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측이 우편투표 무효소송 등 소송전략을 선택할 경우 공식적인 미 대선의 최종결과는 12월이 돼야 나올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국은 미 대선의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인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국제정치 이슈인 북·미관계, 한·미관계, 미·중관계를 중심으로 이번 미 대선의
지난 3월 9일 출범한 제33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3월 5일에 집행부를 정식 구성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던 원총은 12월 31일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2년여간 원총 공석 사태가 지속된 후 출범한 터라, 당시 원총은 학생사회의 재건을 주 공약이자 목표로 삼았다. 또한 원우들은 복지사업 재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다. 동국대학원신문은 임기 만료를 앞둔 제33대 원총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정리를 위해 총학생회장인 김정도 씨(법학과, 석사과정)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인터뷰는 10월 2
코로나19로 학사운영이 어려울 경우 등록금 감면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로써 지난 대학 지원 사업에서 제외됐던 대학원생도 법적으로 등록금 반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 9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등의 재난으로 인해 학교 시설 이용이나 실험·실습 제한, 수업 시수 감소 등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학이 등록금을 면제·감액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이 의결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법률안에 따르면 대학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재난으로 정상적인
영화가 주는 여운을 좋아한다. 마음을 움직인 것이 무엇인지 시간을 두고 골똘히 생각하곤 한다. 캐릭터의 행동을 분석하고, 기억 속에 맺힌 장면을 복기하고, 영화가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를 되새기다 어느 순간 감독을 상상한다. 매혹당한 감각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나만의 과정이다. 스크린이라는 창을 매개로 그 바깥에 존재하는 창작자를 조심스레 헤아려본다. 를 연출한 김보라 감독의 특강을 들었다. 그는 를 만들며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해 들려줬다. 영화텍스트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하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
어디서 오셨어요? 프론트에 앉아있는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떤 사람을 찾아왔다고 하자 그런 사람은 없다고 한다 혹시 지혜를 찾느냐고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는 나의 양 옆으로 정장 입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시간이 까맣게 흘러가고 저 사람이에요 프론트에 앉아있는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 걸어온다 지혜가 내 앞에 멈춰선다 모자를 벗자 그 안에 있던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제가 너무 늦었지요 지혜는 멋쩍게 웃고 반짝이는 생각 속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길치의 특징이라는 글을 보았다. 길눈이 밝은 사람들은 특색있는 건물이나 지형을 표지로 삼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길을 분위기로 기억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를테면 3층짜리 스타벅스 옆을 지나면서도 ‘차가 쌩쌩 달린다.’, ‘날씨가 좋다.’, ‘그림자가 길다.’라고 자신이 지나온 공간을 기억하는 사람. 바로 내 이야기다. 3년 전 이맘때 참여한 사진 행사에 걸었던 작업 소개를 최근 다시 보게 됐다. “···길을 잃는 날에는 어김없이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는데 타고난 길치인 나는 자주 길을 잃는다.
이해타산적이라고 말해도 별수 없지만,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그것의 쓸모에 대해 생각한다.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것은 ‘배움의 쓸모’이다. 물어오는 사람들과 대화가 몇 차례 오갔을까, 배움은 물질적, 실리적인 쓸모가 없는 것으로 판가름 난다. 지적 유희 혹은 값비싼 취미로 바꿔 불리기도 하는 쓸모없는 배움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부모님을 설득하기란 퍽 난감한 일이었다. 배움에 대한 내 감상은 너무나 허황돼 부끄럽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후 나는 자신을 적당히 포장할 수 있는 문장을 골라 “바보가 되고 싶지 않다”고
고려대 일부 교수가 법인 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해 논란이다. 13명의 교수가 서양음식점으로 위장한 유흥업소에서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인당 1~86차례에 걸쳐 총 6,693만 원 가량을 썼다. 이 유흥업소는 심지어 여성 종업원이 접대를 하는 소위 ‘룸살롱’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이들의 행태는 대학이 지성과 교양의 최첨단에 위치한 곳이 맞는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교내 연구비 등이 포함된 법인 카드는 교내 기금뿐 아니라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일까? 혹은 감각적 쾌락 앞에서 자신들의 생
일본은 패전 이후 제국적 기억을 망각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단일 민족·언어 사회로의 급격한 이행을 추구했다. 전후 일본에 있던 재일조선인은 이민족 집단으로 분리됐다. 활동하고 있던 재일조선인 작가들은 모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창작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동시에 조선어로 글을 쓰는 작가들이 존재했다. 일본어로 쓰는 작가들 또한 자신의 집필 언어에 대한 당위성을 해명했다. 그들은 일본의 국가적 경계 안에서 경계 바깥의 ‘조국’에 대한 글을 썼다. 조은애의 논문 「남북일 냉전 구조와 재일조선인의 문화적 월경 - 자기민족지적 글쓰기의 계보
코로나 정국이 계속되는 중이다. 많은 전문가가 말하는 대로, 인류는 코로나 이전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불황을 타지 않는 불패(不敗)의 업종으로 여겨졌던 항공과 여행업계가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 ‘밤도깨비 여행’ 같은 일탈은 어쩌면 201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의 추억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한국사회 한 축을 든든히 떠받치던 자영업계 종사자들의 한숨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생각하면 마음 한 켠이 무겁다. 당분간 해외유학 또한 어려워질 거라 한다. 인류는 코로나 정국을 극복해내긴 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가 남긴 상흔과 그것으로
은 도전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타자 재현의 불가능성이라는 윤리에 도전한다. 은 ‘보여줘서는 안 된다’ 혹은 ‘보여줄 수 없다’는 이미지 재현의 윤리를 보란 듯이 들이받는다.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오늘날 쉽사리 입에 담을 수 없고, 허락되지도 않는 ‘추(醜)한 얼굴’이다. 출입국 세관 직원인 티나, 그리고 그와 주요하게 관계하는 보레는 인간이 아닌 ‘트롤’이라는 종족으로 묘사된다. 그들은 ‘보통의 인간’과 다르다. 트롤은 거친 피부와 모발, 두툼한 눈과 코, 그리고 후각으로 인간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갖추고
어릴 적 내 이름에 들어가는 한자가 너무 어렵다고 투정 부린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아주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소망과 노력을 거쳐 만들어진 귀한 이름이니 감사히 사용하라고 하시며 내 이름에 반영된 사주(四柱), 그리고 한자의 뜻을 장황하게 설명하셨다. 60년 전 지어진 엄마 이름은 그러지 못했으니까. 이름은 사회에서 개인이 위치한 계급을 함축적으로 은유한다. 운명공동체로서의 가족의 의미가 희석되고 있는 지금과 달리, 당시의 가족은 부모·형제가 쉬이 서로에게 자아를 의탁하며 가족의 성공을 곧 나의 성공으로 여겼다. 이때 한
2020년 4월 지구의 날, 생명다양성재단 페이스북에 올라간 콘텐츠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생태계에 좋다? 안타깝게도 장기적으로 안 좋다!’였다. 코로나가 시작되며 도시가 일시적으로 텅 비자 원숭이, 퓨마,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이 길거리에 출현하고, 각종 공장 가동이 멈추자 하늘이 맑아졌다는 뉴스가 나올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안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면서 더 이상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 학생 파업, 멸종저항 운동 등 세계적으로 관심
보는 사람이 준비가 안 되면 보고도 못 보는 것이 있다. 미셀 푸코의 ‘장애’ 관련성이 그렇다. 『광기의 역사』는 부랑인 수용시설(구빈원)에 관한 책인 동시에 『정신의학의 역사』와 함께 ‘정신장애인’에 관한 지식과 권력을 다루고 있다. 『감시와 처벌』은 범죄 소인을 가진 비정상인들을 정상인으로 훈육하는 ‘시설’에 관한 책으로, ‘장애’라는 비정상성 때문에 자유는 없고 규율만 있는 시설 수용을 요구받는 장애인과 직접 관련 있다. 그럼에도 『광기의 역사』는 근대 이성의 한계에 대한 철학서로, 『감시와 처벌』은 근대 권력에 대한 정치철학
지난 10월 25일 칠레에서 진행된 국민투표에서 77.6%의 국민이 새 헌법 제정에 찬성했다. 이제 칠레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과정에 들어가게 됐다. 일부 언론에서 ‘개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잘못된 단어 선택이다. 헌법을 개정하는 ‘개헌’과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는 ‘제헌’은 근본적으로 다른 정치 과정이다. 개헌은 기존의 헌법 중에서 일부만 수정하지만, 제헌은 기존 헌법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체계를 수립한다. 이러한 차이는 문자적 의미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제헌 과정에서 기존 헌법은 폐기되는데, 그 결과 기존 헌법 조항에 존립
처음 대학원신문을 시작하던 때처럼 신문사 사무실에 앉아 마지막 마감을 준비한다. 이곳에서 여섯 번의 신문 원고, 일곱 편의 소논문, 몇 편의 시를 썼다. 이번 학기가 끝날 때 제출해야 할 소설과 또 다른 소논문도 여기서 쓰여질 것이다. 수료와 동시에 졸업하겠다는 목표는 원대한 꿈이 됐다. 닿았다 지나는 가을이 떠나면 긴 겨울이 올테고, 그러면 나는 수료생이 된다.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석사 과정 동안 부족한 배움을 채우고, 보다 지적인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읽고 다시 읽어야 겨우 가늠이 되는